차기 금투협회장 인선작업 착수…후보 '오리무중'(종합)
현재 정회동·황성호 전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의사 밝혀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내년 2월 3일 임기 만료를 앞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빠진 금융협회장 인선이 이번 주부터 속도를 내게 됐다.
금융투자협회장 인선은 금융권에서 마지막 남은 협회장 자리로 시선을 끈다.
황 회장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전은 전·현직 금융투자업계 인사들의 각축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12일 이사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회추위는 금투협 공익이사 5명 중 3명과 외부인사 2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된다.
차기 협회장은 공모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중순께 후보추천위원회에서 복수 후보가 선정되면 1월 말 임시총회에서 최종 선출된다. 증권사 56곳, 자산운용사 169곳, 선물사 5곳, 부동산신탁사 11곳 등 241개 정회원이 자율 투표를 한다.
그러나 유력 후보이던 황 회장이 빠지면서,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인선은 오리무중으로 빠졌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사장이나 한국거래소 이사장 출신 등 다수의 전·현직 인사의 이름이 대거 등장하면서 하마평이 무성하다.
여러 후보를 둘러싸고 벌써 잡음도 나오고 있어 선거전이 자칫 산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까지 협회 등에 출마의 뜻을 밝힌 인사는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사장과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사장, 권용원 현 키움증권[039490] 사장 등 3명이다.
정 전 대표는 흥국증권과 NH농협증권(현 NH투자증권), 아이엠투자증권(현 메리츠종금증권), KB투자증권(현 KB증권) 등 여러 증권사 사장을 두루 거치며 최고경영자(CEO)로서 경험을 쌓았다.
다만 MB 정부 시절 NH농협증권 사장을 지낸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황 전 대표는 씨티은행 출신으로 다이너스카드 한국대표, PCA자산운용 대표 등을 거쳤다. 다양한 유형의 금융업을 경험했다는 강점이 있다.
황 전 대표 역시 MB 정부 시절 2009∼2013년에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옛 우리투자증권 사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황 전 대표는 이날 "초대형 투자은행(IB) 확장과 중소형사의 특화전략·먹거리 찾기를 추진하고 자산운용업계 협회 독립을 지원하겠다"며 "금융투자 산업 발전을 위해 역량과 열정을 바치겠다"고 출마의 변을 내놓고 협회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권용원 사장은 기술고시에 합격해 산업자원부에서 20년간 공직 생활을 하고서 키움증권 모회사인 다우기술[023590]로 옮겨 2009년부터 키움증권을 이끌어온 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운용 대표도 거론된다. 최 전 대표는 최근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에도 지원해 면접을 받는 등 이번 정부 들어 금융권에서 자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또 김봉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장승철 전 하나금융투자 사장, 홍성국 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사장 등 여의도에서 알만한 전직 인사의 이름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현직에 있는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 부회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10년 전 대우증권 사장을 지낸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등도 거론된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미래에셋대우가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위한 단기어음 발행업무 인가 등 다수의 현안을 앞두고 있어 협회장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국 전 사장도 이번 협회장에 도전할 뜻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2월 임기를 앞둔 유상호 사장은 탁월한 경영성과로 11연임이 유력하다. 유 사장도 협회장에 관심이 없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일각에선 황 회장의 연임 도전 포기에 금융당국의 압박 시그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정부가 후임자로 점 찍어둔 인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황 회장이 스스로 연임을 포기하자 차기 협회장 후보로 그동안 금융투자업계를 거쳐 간 다수 인사의 이름이 모두 거론되는 형국"이라며 "자본시장 전문가가 아닌 제3의 인물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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