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金' 윤성빈, 북미·유럽 가리지 않는 세계랭킹 1위
'홈 이점' 살려 평창올림픽서도 우승 기대감 커져
"매우 기쁘지만 기상 악화로 만족할 수 없는 레이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때 스켈레톤계에서는 노란 조끼가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의 전용 복장처럼 인식됐다.
세계랭킹 1위인 선수만 노란 조끼를 입을 수 있다.
월드컵 2009∼2010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8시즌(1시즌 8대회) 연속 최종 세계랭킹 1위를 지킨 '스켈레톤 황제' 두쿠르스가 거의 예외 없이 노란 조끼를 입고 대회에 나섰다.
이런 노란 조끼를 요즘 대한민국의 '스켈레톤 신성' 윤성빈(23·강원도청)이 빼앗아 입었다.
1차 대회에서 은메달, 2·3차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윤성빈은 당당한 세계랭킹 1위로 8일(한국시간)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4차 대회에 출전했다.
결과는 또 금메달이다.
눈이 내리는 가운데 1차 시기에 나선 윤성빈은 56초6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월드컵은 1, 2차 시기 결과를 합산해 순위를 매기지만, 2차 시기가 폭설로 인해 취소되면서 결국 윤성빈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쿠르스는 윤성빈보다 0.06초 느린 56초68로 은메달에 그쳤다.
4차 대회까지 윤성빈의 시즌 총점은 885점으로 어느덧 세계랭킹 2위인 두쿠르스(821점)와 격차가 제법 커졌다.
경기를 마친 윤성빈은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3연속 우승을 이어가 매우 기쁘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상 악화로 인해) 만족할 수 없는 레이스로 끝나 아쉬움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남은 시즌 동안 기상 악화 같은 어떤 변수에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완벽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썰매는 '홈 이점'이 큰 종목이다.
수없이 많은 반복 훈련으로 눈을 감고도 트랙을 내려올 수 있는 경지에 오른 대회 개최국 선수를 당해내기가 쉽지 않다.
윤성빈이 지금 같은 반열에 오르기 전부터 두쿠르스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국 출신인 윤성빈을 경계한 이유였다.
하지만 어느덧 윤성빈은 평창이 아닌 세계 어느 곳에서 대회가 열려도 두쿠르스를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로 급성장했다.
윤성빈의 월드컵 금메달은 이번이 5번째다.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2015∼2016시즌 7차 대회에서 처음으로 영광의 금메달을 획득했고,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6∼2017시즌 1차 대회에서 사상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2017∼2018시즌 2차(미국 파크시티), 3차(캐나다 휘슬러), 4차(독일 빈터베르크)에서 3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북아메리카, 유럽 따질 것 없이 승전보를 전해오는 윤성빈이 내년 2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어떤 드라마를 펼칠지 크게 기대된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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