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을이 돌본다'…함안에 경남 1호 치매안심마을
주민·식당이 치매환자 보살피고 밤길 배회 막으려 야광등 설치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마을 주민 전체가 치매환자를 직간접적으로 보살피는 '치매안심마을'이 경남에서는 처음으로 함안에 조성됐다.
경남도 광역치매센터는 함안군 대산면 대암마을을 치매안심마을로 조성해 최근 현판식을 열었다고 9일 밝혔다.
치매안심마을은 치매환자와 그 가족이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원래 거주지에 살면서 지역주민과 함께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주변환경을 조성한 마을이다.
도내 시·군을 대상으로 치매안심마을 공모에 나서 신청 마을 6곳 중 대암마을을 대상지로 선정했다.
지난 8월부터 대암마을 내 대암·입사·능곡 부락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이어 치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인식개선교육과 인지재활프로그램 등을 15차례 시행했다.
치매환자 생활환경을 돕는 환경개선작업도 병행했다.
이 결과 대암마을에서는 비교적 젊은층인 50대를 중심으로 '기억지키미' 5명이 치매환자를 돌본다.
치매환자가 있는 가정과 혼자 사는 치매환자를 수시로 방문해 약을 먹었는지, 생활 불편은 없는지 챙기고 병원에 갈 때도 동행한다.
마을 내 식당과 슈퍼 등 10여 곳은 '치매 등대지기'로 위촉했다.
이곳엔 배회하다가 실종되는 치매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고 실종 치매환자 신고전화번호 등이 기재된 팻말을 출입문 등에 부착했다. 치매환자가 집을 못 찾을 때 치매등대지기를 통해 연락하거나 치매등대지기로 지정된 업주들이 배회하는 치매환자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 마을에는 밤길에 배회하는 치매환자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마을 길바닥에 '태양광 표지병'도 설치했다.
동그란 모양의 야광등 형태인 이 장치는 낮에 태양광으로 충전돼 밤에 녹색으로 빛나도록 해 치매환자들이 마을 위치를 알 수 있게 했다.
또 치매환자의 가스사고를 예방하는 가스안전밸브 안전차단기 설치 작업과 거동이 불편한 치매환자를 위해 무선 리모콘 형광등 보급작업도 마쳤다.
마을 인근 함안 대산중학교를 치매극복 선도학교로도 지정했다.
치매노인을 보면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배회하는 치매환자는 어느 곳으로 신고하는지 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매극복교육을 함으로써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경남도 광역치매센터 관계자는 "치매안심마을은 다양한 치매예방·인식개선 교육프로그램 제공과 마을환경 개선, 치매안전망 구성을 통해 치매환자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활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며 "앞으로 치매안심마을이 도내에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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