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스대란, '교통대란' 불러…연료 부족에 운행중단 속출
시민들 엄동설한에 수십분간 택시 기다려…'가스 절약' 캠페인도 벌어져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정부의 섣부른 석탄 폐기 정책과 천연가스 공급부족으로 일어난 '가스대란'이 교통대란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인다고 홍콩 명보가 8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허베이(河北), 산둥(山東), 산시(山西), 산둥(山東), 허난(河南) 지역에서 석탄 난방기구의 사용을 금지하고, 대신 가스나 전기 난방시설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는 중국 북부의 주요 오염원인 석탄 소비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지만,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부족으로 가정용 난방 공급이 수시로 중단되는 사태를 빚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가정용 난방에 가스를 최우선으로 공급하고, 공장이나 운수용 가스 공급은 제한하는 정책을 폈다.
그 결과 허베이, 허난, 산시, 랴오닝(遼寧), 안후이(安徽), 지린(吉林), 닝샤(寧夏)회족자치구,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등 여러 지역에서 교통대란이 일어날 조짐을 보인다.
이들 지역에서는 택시 기사들이 차량 연료로 쓰는 가스를 주유소에서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운행을 중단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닝샤 자치구 인촨(銀川)시의 한 운전기사는 "이전에는 가스 한 통을 채우면 6, 7시간은 충분히 운행했는데, 이제는 가스 압력을 낮추는 바람에 한 통을 채워도 3시간밖에 운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택시 손님들이 엄동설한에 수십 분을 기다려도 택시를 잡지 못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지역의 버스도 주유소에서 가스를 공급받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바람에 버스 운행이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산시 성의 성도인 타이위안(太原)시의 한 버스 기사는 "이 추위에 우리도 주유소에서 긴 시간을 기다려 가스를 공급받는다"며 "주유소도 가스가 부족해 새벽 서너 시에 벌써 가스 공급이 모두 끊긴다"고 말했다.
후베이 성의 성도 우한(武漢)시에서는 가스 공급부족으로 공장, 공공기관, 유흥업소 등 300여 곳에 대한 가스 공급이 중단됐다.
우한시 천연가스공사는 "겨울로 접어들수록 공급부족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가스 대신 전기를 사용하고, 요리 등에 가스를 쓸 때는 가스 사용 피크타임을 피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가스는 물론 디젤유도 겨울로 접어들면서 공급부족 사태가 벌어져 디젤 수송 열차는 며칠을 기다려야 겨우 저장 통을 채울 수 있을 정도다.
디젤 수송 트럭 등도 정유공장 앞에서 장사진을 치면서 디젤을 공급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러한 사태가 확산하면서 정부의 정책 혼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 정부가 가스 난방시설을 아직 설치하지 못한 지역에서 석탄 난방을 다시 허용하기로 하자 네티즌들은 이러한 '오락가락' 정책을 편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베이징의 한 시민은 "정부 정책에 호응해 자발적으로 석탄 난로를 뜯어냈는데 어떻게 다시 석탄 난방을 할 수 있느냐"며 "정부 정책에 불응해 석탄 난로를 유지한 사람만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생겼다"고 냉소를 보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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