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다 1천원 적립"…200만원 기부한 아마추어 마라토너
풀코스 35번 완주 전두환씨 "튼튼한 두 다리로 달리는 게 행복"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에 사는 전두환(48)씨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다.
2010년 체력관리를 위해 마라톤에 입문한 뒤 지금까지 무려 35차례 풀코스(42.195㎞)를 완주했다.
100㎞ 구간의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울트라 마라톤과 생활체육대회의 하프(21.098㎞) 대회 등을 합칠 경우 7년 동안 달린 거리는 2천150㎞에 달한다. 서울∼부산(428㎞)을 5차례 왕복한 거리다.
그는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스스로한테 한가지 다짐을 했다. 1㎞를 달릴 때마다 1천원씩을 적립해 좋은 일에 쓰겠다는 각오다.
이렇게 모은 돈이 215만원. 그는 6일 이 중 200만원을 옥천군에 기부했다. 겨울 나는 게 힘든 홀몸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에게 따뜻한 이부자리라도 선물하기 위해서다.
그가 내놓은 돈은 옥천군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이 지역 불우이웃 10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 지역의 한 의료기관에서 행정업무를 보는 그는 "몸이 아픈 사람을 접하다 보니 튼튼한 두 다리로 달린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게 됐다"며 "하루하루 달릴 수 있는 데 감사하면서 기부금을 모았다"고 말했다.
최근 그의 대학생 아들(19)도 마라톤에 입문했다. 아직 초보 수준이어서 하프 코스를 두 번 뛴 게 전부지만, 그는 아들과 함께 달릴 때 가장 즐겁다고 말한다.
전씨는 "아들 몫까지 계산해 적립금을 2배 늘렸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마라톤을 하고, 적립금도 모으겠다"고 말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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