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FA 시장, 방출선수는 더 추운 겨울
KBO 방출선수 발표 6일 지나고도 계약 '제로'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어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퓨처스 선수상 부문 롯데 수상자로 김주현(전 롯데)의 이름이 나오자 선수들은 웅성댔다.
김주현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18시즌 롯데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방출)돼 이미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김주현은 방출선수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정기 총회를 겸한 이 날 행사에 불참했고, 팀 동료 김동한은 "동갑내기 절친 주현이가 오늘 나오지 못했다. 어서 새로운 팀을 찾길 기원한다"며 대리 수상했다.
김주현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04, 20홈런으로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했지만,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방출선수의 명단이 발표된 지 일주일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은 선수는 없다.
직접적인 원인은 얼어붙은 FA 시장이다.
손아섭(롯데)이 4년 96억원, 황재균(kt)이 4년 88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는 등 최상위 FA 선수는 여전히 '돈잔치'를 벌였다. 하지만 총액 10억원 이하 FA 계약 체결자는 문규현(롯데·2+1년 10억원)과 권오준(삼성·2년 6억원), 단 2명뿐이다.
18명의 FA 승인선수 가운데 아직 팀을 찾지 못한 선수가 13명이다.
채태인(넥센)과 최준석, 이우민(이상 롯데)의 원소속팀은 FA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FA 시장에 숱한 선수가 남아 방출선수 영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구단도 아직 나타나지 않는다.
야구계에서는 FA 시장이 문을 닫은 뒤에야 방출선수가 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즌이 끝나면 각 구단은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전력 보강에 나선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FA 선수 영입이며, 트레이드를 시도할 수 있다.
방출선수 영입은 맨 마지막에 검토하는 카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정성훈(전 LG)은 지금도 대타 카드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그런 정성훈도 아직 팀을 찾지 못했으니 나머지 선수 역시 상황이 비슷할 것이다. (방출선수 1호 계약이)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방출선수 대다수는 내년에도 현역 선수로 뛰길 희망한다.
특히 30대 중반의 나이에 팀을 떠난 선수들은 새 팀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한다.
강영식(전 롯데)은 "시즌 막판에는 시속 145㎞까지 던졌다. 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내년 시즌 개막까지 몸을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운 겨울을 보내는 방출선수는 '제2의 김승회'가 되길 희망한다.
지난해 SK로부터 방출된 김승회는 친정 두산에 복귀해 69경기에 출전, 7승 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96으로 맹활약했다.
부활에 성공한 김승회는 올겨울 FA까지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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