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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도핑추문 일단락…IOC, 평창 폐회식서 러 징계 철회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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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도핑추문 일단락…IOC, 평창 폐회식서 러 징계 철회 시사

"IOC 요구 존중하고 실행하면 평창 폐회식서 러시아 국기 등장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무렵부터 전 세계를 뒤흔든 러시아의 조직적인 도핑 조작 스캔들이 6일(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안 발표로 일단락됐다.
국가와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허용 결정권을 쥔 IOC는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단의 참가를 금지하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러시아 징계안을 의결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자격을 정지하고 러시아 체육계 고위 인사들을 올림픽에서 영구 추방하며 1천500만 달러(약 162억2천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후속 조처도 잇따랐다.
IOC는 또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러시아 국기 게양은 물론 러시아 국가 연주도 불허할 방침이다.
'모욕적'이라는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에도 IOC가 예상대로 초강력 징계를 밀어붙인 건 지난해 스스로 무덤을 판 원죄 때문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 직전 세계반도핑기구(WADA) 조사위원회를 이끈 캐나다 법학자 리처드 맥라렌은 러시아가 2011∼2015년 30개 종목 자국 선수 1천 명을 대상으로 국가 주도로 조직적인 도핑 조작을 일삼았다고 폭로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IOC는 러시아 선수들의 리우올림픽 참가를 막지 않고 종목별 국제경기단체(IF)에 러시아 선수의 올림픽 출전 허용 결정을 떠넘겨 비판을 자초했다.
이후 러시아반도핑기구 관계자의 내부 고발로 러시아의 도핑 조작이 진실로 굳어진 상황임에도 러시아가 맥라렌 보고서를 수용하지 않고 세계 도핑 기준도 따르지 않자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를 강력히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분출했다.
결국, IOC는 러시아 선수단의 참가 금지라는 초강수 카드를 빼 들고 올림픽 정신 수호에 나섰다.
IOC는 평창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단 참가 불허, 도핑 관련 책임자 영구 제명, 거액의 벌금 등으로 제재를 세분화해 러시아 비판 세력의 목소리를 모두 들어줬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와 화해할 수 있는 '마지막 다리'는 불사르지 않았다.



IOC는 징계안 마지막 부분에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 러시아 선수들이 IOC의 징계 요구안을 완벽하게 존중하고 충실히 시행한다면 IOC는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때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러시아 징계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적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대목을 두고 IO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 현장에서 러시아 국기가 상징적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가 평창동계올림픽을 전면 보이콧하지 않고 징계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면 IOC가 다음 동·하계올림픽에선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올림픽 출전 금지 조처를 해제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애초 IOC의 결정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던 러시아가 IOC의 발표 직후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면서도 선수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 길을 터준 것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오는 12일 올림픽 회의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것은 IOC의 유화 제스처에 호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YNAPHOTO path='PRU20171206050301003_P2.jpg' id='PRU20171206050301003' title='스위스 로잔 IOC 본부 건물 [로이터=연합뉴스]' caption=''/>

엄격한 약물 심사를 통과해 개인 자격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에서 온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라는 특별 조직의 일원으로 경기에 나선다. 이들의 유니폼엔 러시아란 영문 글자와 러시아 국기 대신 ORA와 올림픽 오륜기가 박힌다.
또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기록에도 러시아의 성적은 전혀 남지 않는다. 러시아란 나라의 일원으로 출전한 게 아니므로 러시아 선수의 성적은 OAR 소속 기록이 된다.
평창동계올림픽의 흥행과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러시아의 위상 회복 여부는 12일 열리는 러시아 올림픽 회의에 달렸다.
영국 BBC 방송은 러시아가 지난 6번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 26개 중 14개를 독식하고 메달 75개 중 26개를 따냈다며 러시아가 불참하면 피겨와 아이스하키 메달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 러시아 도핑 스캔들 일지(한국시간)
▲ 2016.7.18 = 세계반도핑기구(WADA) 조사위원회 이끈 캐나다 법학자 리처드 맥라렌 "러시아 2011∼2015년 30개 종목 1천명 대상으로 도핑 조작" 폭로. 특히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 28명 도핑 스캔들 연루 정황 적시.
▲ 2016.7.24 =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러시아 선수단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출전 금지 징계 결정 대신 각 국제경기연맹(IF)에 종목별 러시아 선수 출전 허용 결정권 이양. 이에 따라 육상과 역도를 제외한 러시아 선수 271명 러시아 선수단 일원으로 리우올림픽 참가.
▲ 2016.8.23 =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러시아 선수단 리우패럴림픽 출전 금지 발표. IPC, 2017년 9월 6일에도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패럴림픽 출전 불허 조처 유지.
▲ 2017.11 = 러시아 도핑 조작 스캔들 추적에 나선 IOC 데니스 오스발트 징계위원회,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도핑 조작에 연루된 러시아 선수 25명 무더기 영구 제명. 올림픽 기록과 성적 삭제. 러시아가 소치 대회에서 딴 메달 33개 중 11개 박탈.
▲ 2017.12.6 = 17개월간 러시아 도핑 조작 조사해 온 IOC 사무엘 슈미트 위원회, 집행위원회에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강력 제재 권유. IOC 집행위원회 평창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단 출전 금지하되 개인 자격 출전 허용하는 제재안 발표.
cany99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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