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표류 北선박 한달새 28건…北선원 절도에 '비난 여론' 거세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지난 11월 표류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어선이 일본 해안에서 발견된 사례가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11월 북한 선적 추적 어선의 일본 표류 건수는 28건으로,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2014년 1월의 21건을 넘어섰다.
북한 어선이 표류한 채 일본 해안에서 발견된 사례는 2013년 이후 매년 40~85건 있었지만, 지난달 이후 이런 사례가 유독 많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식량난이 심해진 가운데 북한의 어부들이 낡은 나무배(木船)를 타고 동해 대화퇴어장 등 먼바다에서 무리해서 원정 어업을 하는 사례가 많은 것이 표류 건수가 늘어난 이유라고 보고 있다.
이전에는 표류한 배가 비어 있거나 시신과 함께 발견된 적이 많은 편이었지만 지난달에는 표류했다가 생존한 북한 어부들도 대거 발견됐다. 생존자의 수는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4명과 1명이었지만 올해는 11월만 42명이나 된다.
표류해온 북한 어선들은 동해 연안인 홋카이도(北海道), 야마가타(山形), 니가타(新潟), 아키타(秋田), 이시카와(石川) 등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북한 표류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생활의 터전인 바닷가에서 시신이나 표류 선박이 갑자기 발견되고 생존한 북한 어부들이 불쑥 나타나는 만큼 불안함이 증폭되는 것이다.
표류한 북한 어부들이 변을 당하기 전 한일 중간수역에서 불법으로 조업을 하며 일본 어선들에 피해를 줬을 가능성이 큰 것에 대해서도 지역 주민들은 불편해하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이 지난 7~8월 대화퇴어장에 출동해 어장 밖으로 몰아낸 북한 어선은 820척이나 된다.
비판여론은 지난달 29일 홋카이도 마쓰마에 앞바다에서 발견된 북한 선원들이 일시 기항했던 무인도 마쓰마에코시마(松前小島)의 건물에서 TV 등의 가전제품을 훔친 사실이 드러나면서 더 커지고 있다.
선원들이 일본 순시선을 보고 가전제품 등을 바다에 버리는 모습이 목격되자 일본 경찰이 조사에 나섰고, 북한 선원들은 결국 가전제품을 섬에서 가져왔다고 실토했다.
이들은 구조될 때 "배의 연료는 있지만, 음식이 없어 제공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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