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부 '석탄사용 금지' 최대 피해자는 농촌주민"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올겨울 중국 북부지방에서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시행 중인 '석탄 사용 금지' 조치의 최대 피해자는 농촌지역 주민들이라고 중국 관영 매체가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5일 '북부 석탄 금지로 농민들이 추위에 떤다'는 제목의 심층취재 기사를 통해 북부지역 주민들이 강추위에 시달리는 실상을 지적했다.
신문은 최근 중국 북부지방에 영하 10도 이하 혹한의 날씨를 보이고 있으나 석탄사용 금지 및 가스·전기시설 부재로 상당수 가구 주민들이 말그대로 엄동설한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허베이 스자좡(石家庄)시의 한 주민은 인터넷에서 "지난달 28일부터 난방이 되지 않는다. 가스회사에 문의했더니 가스공급 부족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가스공급이 언제 재개될지도 알 수 없다"고 호소했다.
한 주민은 "추위가 닥치면서 많은 사람이 다시 연탄을 사용하거나 가스통으로 밥을 짓고 있다"면서 지방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이런 불만은 북부의 산시(山西)성과 산시(陝西)성 등 주변 지역에서도 제기됐다.
중앙정부 방침에 따라 이들 지역 농촌의 석탄난방을 가스나 전기 난방으로 바꾸는 정책이 추진 중이나 천연가스 비축량이 부족하거나 가스공급 파이프라인 건설이 지체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3년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미세먼지 농도 감축을 위한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2017년까지 천연가스·전기 등의 청정에너지로 석탄을 전면 대체키로 했다.
이 계획 시한이 올해 말로 닥치면서 수도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스자좡 등 많은 도시가 석탄을 가스로 교체하려 집중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 추진에 따라 천연가스 부족사태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신문은 "난방 교체 지연이 겨울철 난방 수요와 겹치면서 일반 서민을 분노케 하고, 환경보호-민생 간 균형에 대한 험악한 입씨름을 낳았다"며 전문가 견해를 빌어 "오염 억제를 위한 석탄의 가스 대체에 대해 지방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가스 비축량 문제를 솔직히 얘기하고 민생을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의 전자상거래 저술가 류화팡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석탄에서 가스로 전환을 서두른다고 반드시 능사는 아니다"며 "농촌의 복잡한 지형 때문에 가스 사용 권장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허베이성에 거주하는 누리꾼은 "우리집은 얼음동굴이나 마찬가지인데 석탄 때기가 금지됐다"며 "어떻게 겨울을 나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쉬친(許勤) 허베이성 성장은 성도 스자좡의 가스부족 사태를 파악하고 민생을 최우선에 두라고 지시했다.
그는 "성정부가 주민의 따뜻한 겨울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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