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받고 동료에 사건청탁' 경찰청 前팀장 1심 징역형
법원 "경찰관에게 실질적으로 알선…직무침해 정도 높아"
<YNAPHOTO path='AKR20171204084500004_01_i.jpg' id='AKR20171204084500004_0101' title='경찰청' caption='[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돈을 받고 동료 경찰관들에게 각종 편의를 봐줄 것을 청탁한 경찰 간부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4일 알선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직 경찰청 팀장 박모(52) 경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2천만 원, 추징금 1천340여만 원을 선고했다.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다단계 판매업자 백모씨와 건설업자 강모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 경감의 지인 박모씨는 사기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박 경감은 범죄를 예방하고 수사를 책임지는 경찰관으로서 지인들로부터 담당 경찰관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청탁받고 금원을 수수했다"며 "책임이 무겁다"고 질타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박 경감이 경찰관에게 알선행위를 실질적으로 한 점이 드러나는 등 경찰관의 직무를 침해한 정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 경감의 혐의 가운데 지인 박씨로부터 청탁 대가로 렌터카를 받아 사용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차량 제공 당시 (두 사람 사이에) 채권 관계가 있었다고 보인다"며 "차량 렌트에 따른 이득액을 알선 뇌물수수 대가로 판단하기에는 입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 경감은 2015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부동산 관련 분쟁으로 수사를 받던 지인 박씨로부터 담당 경찰관에게 청탁해달라는 취지로 렌터카를 받아 사용하면서 1천360여만 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3년 박씨가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사건을 맡은 후배 경찰관에게 "너한테 사건이 배당됐다고 하는데 곧 고소 취소될 것이다. 부담 주려는 것은 아닌데 어쨌든 취소된다고 하니 그렇게 알고 있어라"라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4∼10월 다단계업자 백씨로부터 수사 편의를 봐달라는 명목으로 610만원을 받은 혐의와 2012년 6월∼2015년 12월 건설업자 강씨로부터 수사 청탁 명목으로 736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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