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산성화' 급속 진행…지구온난화 가속화 우려
10년간 해수 pH 0.018 저하 산업혁명후 250년 평균치의 4.5배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대기중의 이산화탄소(CO₂)가 바다에 녹아 발생하는 "바다 산성화"가 지구 전체에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바다 산성화는 생태계와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기상청이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각지에서 관측된 바다 표면의 데이터를 수집, 상세히 분석한 결과 지구 전체적으로 바다의 산성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NHK가 4일 보도했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지구 전체 바다의 평균 수소이온 농도지수(pH)는 10년당 0.018 낮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산업혁명 이후 250년간 평균치의 4.5배에 달하는 속도다. 수소이온 농도지수는 낮을수록 산성화됐음을 의미한다.
바다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지구온난화 진행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에 걸쳐 이산화탄소를 흡수, 축적함으로써 원래 "약알칼리성"이어야 할 바닷물이 조금씩 산성으로 변하는 바다의 산선화가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연구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앞으로도 주의 깊게 관찰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 250여 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해 진행해온 '바이오애시드'(Biological Impacts of Ocean Acidification·BIOACID) 프로젝트가 지난 10월 8년에 걸친 연구 결과물들을 종합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따르면 현재 지구 해수면 표면의 수소 이온 농도 지수(pH)는 8.1의 약알칼리성이다. 산업혁명이 시작될 무렵에는 8.2였다. 산성의 세기가 26% 강해졌다는 뜻이다.
바다 산성화가 진행되면 산호와 플랑크톤 등의 성장을 방해해 생태계에 근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바다의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을 떨어뜨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바이오애시드' 연구를 주도한 독일 GEOMAR 헬름홀츠 해양연구소(GEOMAR Helmholtz Centre for Ocean Research Kiel)의 울프 리베젤 교수는 "산성화는 모든 해양 생물에 정도는 다르지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리베젤 교수는 "산성화에 대해 일반적으로 따뜻한 바다의 산호가 차가운 바다의 산호보다 더 민감하고, 조개와 달팽이들이 갑각류들보다 더 민감하다"면서 대서양 대구, 섭조개, 불가사리, 바다 성게, 익족류 등이 어린 단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하고 성체에 이르는 새끼 대구 수가 지금의 4분의 1 또는 12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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