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법방해' 논란 일축 "코미에 수사중단 요구 안했다"
"코미 재임시절 FBI 명성은 최악이었다"…코미 해임 정당화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말 내내 포위망을 좁혀오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측근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대사 접촉과 관련한 거짓 진술을 인정한 데 이어 사위이자 정권 핵심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플린의 러시아 접촉을 지시한 배후 인물로 지목되는 등 갈수록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건이 다시 주목받으며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되는 사법방해 논란까지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인 3일(현지시간) 새벽 트위터 계정에서 "나는 코미에게 플린 수사를 중단하라고 절대로 요구하지 않았다"며 "많은 '가짜뉴스'가 또 다른 코미의 거짓말을 다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날 올린 트윗으로 인해 오히려 그가 플린의 FBI 거짓 진술을 알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코미에게 수사중단 압력을 가한 것이라는 '사법방해' 의혹이 다시 제기된 것을 반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서 플린이 FBI 거짓 진술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것과 관련해 "내가 플린을 해임해야 했던 건 그가 부통령과 FBI에 거짓말했기 때문"이라고 말해, 플린의 거짓말을 애초부터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논란을 초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이런 의혹을 일축한 뒤 코미 해임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한 FBI 수사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코미 해임은 FBI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클린턴을 수사한 부패한(아니, 매우 정직하지 못한?) FBI 요원들의 역할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클린턴의 돈이 FBI 담당 요원의 부인에게 흘러갔다"고 주장했다.
또 "코미가 FBI를 맡은 이후 '거짓말쟁이' 클린턴 수사 등 FBI의 명성은 역사상 최악이 됐다"면서 "그러나 두려워하지 마라. 우리는 FBI가 다시 위대하도록 되돌릴 것이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클린턴 '봐주기' 수사의 배경은 FBI의 정치적 편향성 때문이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뮬러 특검팀 소속의 FBI 간부가 트럼프에 반대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일로 지난 여름 특검팀에서 퇴출당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반(反)트럼프 (성향의) FBI 요원들이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수사했다"면서 "이제 모든 것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는 FBI뿐 아니라 뮬러 특검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특검 수사 무력화 효과도 노린 발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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