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선두에서 내려온 DB 이상범 감독 "선수들 대견하다"
시즌 개막 전에 '약체' 전망 뒤엎고 2라운드까지 1위 다툼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원주 DB 이상범(48) 감독이 시즌 개막에 앞서 약체로 분류되고도 선두 경쟁을 이어가는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상범 감독이 지휘하는 DB는 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 74-79로 졌다.
이날 패배로 12승 5패가 된 DB는 13승 5패의 전주 KCC, 서울 SK에 선두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밀려났다.
DB는 경기가 없었던 전날, SK가 인천 전자랜드에 패하면서 단독 1위에 올랐다. DB가 순위표 맨 위에 자리한 것은 이번 시즌 들어 2일이 처음이었다.
DB는 시즌 개막에 앞서 약체로 지목됐다.
허웅이 입대했고 김주성(38)은 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가 우려됐다.
또 윤호영은 지난 시즌 도중 입은 부상 때문에 시즌 초반 출전이 어려웠다.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신 DB는 올해 이상범 감독을 선임해 지휘봉을 맡겼다.
이상범 감독은 안양 KGC인삼공사 사령탑이던 2011-2012시즌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경력이 있는 지도자다.
DB가 눈여겨본 것은 팀을 재건하는 '리빌딩 능력'이 남다르다는 점이었고, '김주성 시대' 이후를 제대로 만들어달라는 의중이 담긴 감독 선임이었다.
따라서 이번 시즌 DB로서는 당장 성적을 내기보다는 장래 가능성을 확인만 하더라도 합격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DB는 개막 첫 경기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KCC를 잡으며 파란을 일으키더니 1라운드에서 6승을 수확했고, 2라운드에서도 한 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벌써 6승을 쓸어담았다.
두경민이 허웅이 빠진 자리까지 메우며 맹활약 중이고, 김주성은 후반에만 출전하며 고비 때 힘을 몰아서 쓰고 있다.
윤호영도 예상보다 이른 2라운드에 복귀했고 디온테 버튼과 로드 벤슨으로 구성한 외국인 선수 기량도 다른 팀들에 비해 한 수 위다.
여기에 김태홍, 서민수 등 지난 시즌까지 벤치를 주로 지키던 선수들이 연일 투혼을 불사르며 '플러스알파'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개막 후 5연승을 내달리다 역시 5연승 중이던 SK와 맞대결에서 패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제 DB 돌풍도 사그라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았지만 DB는 오히려 1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등 12월에도 여전한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감독은 3일 경기에서 패한 뒤 "이렇게 열심히 해줘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그는 "오늘 경기도 버튼이 잘 안 풀릴 때 벤치로 불러들이고 벤슨을 넣어 수비 안정화를 우선했어야 했는데 벤치 실수로 졌다"고 선수들을 감싸며 "우리 선수들이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라운드가 더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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