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표로 예뻐지자" '큰손 고객' 수능생 유치 경쟁 치열
다이어트·미용·치아교정, 파격 할인 내세워 수험생 모시기 나서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자 미용·뷰티 업계가 파격 할인을 내세워 수험생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
일분일초를 아껴야하는 수험생활을 하느라 미뤄왔던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미용 시술을 받으려는 수험생들이 부쩍 늘면서 겨울철 '큰손 고객'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번에 수능을 치른 청주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강모(18·여)양은 "아직 논술이나 입시 일정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시간적 여유도 생겼고, 수험 준비를 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기 위해 미용 시술을 받거나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서원구의 미용시술업소는 수능시험일이었던 지난달 23일부터 한 달간 수험표를 지참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왁싱·속눈썹 등 미용 시술을 50% 할인해 준다.
이 업소 관계자는 "평소에는 20∼30대 고객이 주를 이뤘는데, 수능이 끝난 뒤에는 고3 수험생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흥덕구 복대동의 한 피부과는 수능을 마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얼굴 윤곽 주사, 겨드랑이 제모, 여드름 치료를 일반 가격의 20∼30% 싸게 시술해 준다.
이 병원 관계자는 "부모님과 함께 피부 트러블이나 알레르기 상담을 받으려는 학생들이 남녀 가릴 것 없이 많다"면서 "입시 면접을 앞두고 좋은 인상을 주려고 병원을 찾는 학생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서원구 산남동의 한 치과에는 수험표를 가져온 학생들에게 부분 치아교정을 20만원 할인해 준다.
이 치과에서 일하는 정모(26·여)씨는 "수능이 끝난 뒤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의 교정 관련 전화 문의가 30통 넘게 걸려온다"고 전했다.
산남동의 한 복싱·헬스클럽은 "몸짱 돼서 대학가자"라는 슬로건과 함께 수험생에게 15만원 상당의 글러브와 사은품을 제공한다는 광고 현수막을 걸고 수험생을 모집하고 있다.
장관식(34) 관장은 "공부만 했던 학생들은 불규칙한 수면과 운동 부족으로 체중이 불어났거나, 근력이 약한 경우가 많다"면서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체력을 키우고 몸을 만들겠다는 수험생 신규 회원이 최근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서원구 사직동 피트니스센터도 수험생을 대상으로 요가·스피닝·필라테스 등 몸매 관리 프로그램 가격을 25∼30% 할인해 준다.
이 피트니스 센터 홍성수(31) 실장은 "수능이 끝난 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회원 중 10명 중 서너 명은 고3학생"이라면서 "매년 이 시기 수험생 고객을 잡기 위한 업계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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