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 대출금리 오를 텐데…11월 개인신용대출 최대폭 증가
10월 은행권 신용대출 사상 최대 증가에 이어 지난달 주요은행서 급증세
주담대·집단대출 증가세도 여전…부동산 규제책·금리상승 우려 탓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이 또다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6년 5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상승이 예고된 상황에서 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가계와 자영업자의 빚 부담이 늘어날 여지가 커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총 잔액은 97조4천68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7천803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 한해 개인신용대출 잔액 추이를 살펴봤을 때 가장 큰 증가 폭이다.
5대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1월과 3월, 9월에는 조금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10월에 이어 지난달 각각 1조7천억원 이상 증가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집계한 10월 예금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액이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달에도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많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8·2 부동산대출 규제 발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낮아지면서 갑작스럽게 자금줄이 막힌 사람들이 개인신용대출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신용대출은 통상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지만, 정부가 옥죄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도 지난달 말 기준 199조8천893억원으로 집계돼, 전월보다 2조5천84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대출의 전월 대비 증가액이 2조5천억원을 넘긴 것은 올해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사실상 개인 대출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중소기업대출로 분류돼 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아파트 분양 시 중도금 등을 빌려주는 개인집단대출 잔액은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2조2천721억원 늘어난 375조5천63억원이었다. 증가폭은 9월(2조5천887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개인집단대출 잔액은 116조2천762억원으로 9천901억원 증가했다. 역시 10월 증가폭(1조3천790억원)보다 주춤한 모양새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금리가 뛸 것을 우려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 등을 받아두기 위해 움직인 탓으로 풀이된다.
주로 신용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와 금융채 6개월물·1년물 등은 기준금리 인상 등 빅 이벤트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또 은행들이 줄줄이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금리도 시간을 두고 따라 오를 전망이다.
당장 내년부터 신용대출은 물론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다음 주부터 줄줄이 예금금리를 끌어올리면 내년 1월 15일 코픽스에 반영돼 내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따라 오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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