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번째 한일전' 신태용-할릴호지치, 조 추첨서 엇갈린 희비
신태용호 한국, 독일·스웨덴·멕시코와 F조서 '험난한 경쟁'
할릴호지치 일본, 폴란드·세네갈·콜롬비아와 '무난한 대결'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오는 8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맞대결을 앞둔 신태용 한국 대표팀 감독과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대표팀 감독의 명암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 추첨에서 교차했다.
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열린 월드컵 조 추첨식에 나란히 참석한 두 감독은 4번 포트 국가들이 거의 배정된 후 마지막으로 F조와 H조를 남겨둔 상황이었다.
F조에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전차군단' 독일과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 스웨덴이 먼저 자리를 잡았다.
H조에서는 폴란드와 콜롬비아, 세네갈이 마지막 4번 포트의 한국과 일본 중 한 팀의 배정을 기다렸다.
두 나라의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의 조 추첨자는 이탈리아의 축구 영웅 파비오 칸나바로 광저우 헝다(중국) 감독.
칸나바로 감독이 F조에서 한국을 뽑았고, 일본은 마지막 남은 H조에 편성됐다.
조 추첨 결과가 확인되자 할릴호지치 감독은 다소 밝은 표정을 지은 반면 신 감독은 담담한 모습으로 대조를 보였다.
월드컵 5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보다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조별리그 1차전에서 2-0으로 이겼던 폴란드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상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2회 연속이자 통산 다섯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독일 쪽으로 배당되는 불운을 겪었다.
신 감독은 2번 포트 국가도 멕시코보다는 콜롬비아를 내심 기대됐다.
지난달 10일 평가전에서 손흥민(토트넘)의 멀티 골을 앞세워 2-1로 꺾었던 콜롬비아가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편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한국의 상대는 멕시코였다. 멕시코에는 A매치 상대전적에서 4승 2무 6패를 기록 중인데 고비마다 한국을 괴롭혔다.
3번 포트에서 대결을 벌이게 된 스웨덴과 역대 A매치 전적에서도 한국은 4번 싸워 2무 2패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반면 H조의 세네갈은 상대전적 1승 1무 1패로 호각세였다. 신 감독으로서는 조금은 내키지 않는 대진 추첨 결과일 수밖에 없다.
신 감독은 조 추첨 후 인터뷰에서도 "마지막 두 팀(독일, 폴란드)이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독일보다는 폴란드가 낫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결과는 독일이었다"며 다소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진 추첨에서 희비가 엇갈린 신태용 감독과 할릴호지치 감독은 오는 16일 숙명의 한일전에서 사령탑 대결을 벌인다.
한국은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의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 40승 23무 14패로 크게 앞서 있다.
그러나 최근 상대전적에서는 일본에 크게 눌려 있다.
2010년 5월 24일 친선경기에서 박지성과 박주영의 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한 이후 7년 넘게 승리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이후 최근 대결이었던 2015년 8월 5일 동아시안컵 1-1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일본전에서 2무 3패를 기록하며 5경기 연속 무승 부진에서 허덕였다.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7년 7개월여 만의 한일전 승리에 도전하는 셈이다.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희비가 엇갈린 두 감독이 E-1 챔피언십 최종전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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