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관심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업황논란에 '휘청'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시가총액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와 2위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 정보기술(IT)·반도체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에서 촉발된 반도체 업황논란과 미국 대형 기술주 약세 여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08% 오른 254만2천원에 마감해 한 주(11월27∼12월1일) 동안 8.33% 하락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5.08% 급락하며 하루에만 시가총액이 18조원 넘게 증발했고 같은 달 30일에도 3.42% 떨어졌다.
지난달 27일 기록한 삼성전자의 일간 하락 폭(5.08%)은 배터리 결함 문제로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판매 중단을 발표한 지난해 10월11일(8.04%) 이후 가장 컸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여 지난 한 주간 9.05%나 추락했다.
지난달 27일부터 나흘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고 지난달 30일에만 6.80% 떨어졌다. 이는 2013년 7월2일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의견으로 8.72% 떨어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번 동반 하락도 외국계 증권사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서 비롯됐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6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 weight)에서 '중립'(Equal weight)으로, 목표주가를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각각 내렸다.
모건스탠리는 "낸드플래시의 다운사이클이 이미 시작됐고 시장의 예상보다 가격하락 속도가 빠를 수 있다"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하는데 낸드플래시 시장 하락에 D램도 뒤따를 수 있어 추가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직격탄을 맞은 두 종목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IT·반도체 등 기술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더 뒷걸음질했다.
하지만 상당수 국내외 증권사들은 반도체 호황과 IT 섹터의 기초여건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불거진 반도체 업황 정점 우려와 달리 실질적인 산업 내 수급과 가격 환경은 더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50만원에서 380만원으로 올렸다.
이는 앞서 지난달 초 유안타증권이 제시한 380만원과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D램은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중심으로 서버용 D램 수요 강세가 계속되겠으나 공급 증가는 제한적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낸드는 잠재수요 촉진을 위한 가격하락이 예상되나 기존 생산시설의 3D낸드 전환에 따른 일시적 공급감소로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내년 상반기까지 메모리 수급이 빠듯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견지했다. 목표주가도 각각 340만원과 11만원으로 유지했다.
도 연구원은 "글로벌 IT 업체들이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어 서버용 D램 수요 흐름이 양호하고 모바일 D램 수요도 살아나고 있다"며 "낸드 가격은 내리겠으나 낙폭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근 급락에 대해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며 "현재 주가는 주식을 매입하기에 매력적인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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