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수색 당분간 중단…선체 바로 세워 내년 3월 재개
침몰해역∼목포신항 수중수색에 10년·1조원 예상…"현실적으로 어려워"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세월호 미수습자를 찾기 위한 선체 수색 작업이 앞으로 3개월가량 중단될 전망이다.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침몰해역∼목포신항 약 3㎞ 해저에 유해가 유실됐을 가능성을 고려해 검토한 추가 수중 수색은 시간·비용 부담이 커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해양수산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등에 따르면 현재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 작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세월호 선체 상태를 고려하면 수색 인력을 투입해 더 수색할만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현장수습본부는 지난 4월 세월호를 바다에서 인양해 목포신항 부두에 올려놓고 7개월 가까이 선체 수색을 벌였다. 3·4·5층 객실 구역을 비롯해 화물칸은 2차례에 걸쳐 정밀수색을 진행했고, 기관 구역에 대한 수색도 대부분 마쳤다.
수습본부는 선체 내부에 들어가 진흙을 퍼와 물에 씻어내며 유골을 찾는 식으로 미수습자 흔적을 찾았고, 세월호 침몰지점에 대한 수중수색도 병행했다.
최근에는 선체에서 꺼낸 물건더미를 세척하며 혹시 있을지 모르는 뼛조각을 찾는 작업까지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4명의 미수습자를 수습해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는 의미 있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지난달 17일 물건더미 세척 과정에서 유골을 찾고도 제때 알리지 않아 '은폐 의혹'이 불거지는 등 파문이 일기도 했다.
지난달 말부터 수습본부가 매일 발표하는 '일일상황 보고'에는 현장 정리 작업 내용만 적혀 있다.
야적장 정리, 현장 및 시설 점검, 유류품 정리 및 점검, 보관목록 업데이트 및 보관창고 정비 등 작업만 진행해 사실상 수색은 중단한 셈이다.
세월호 최하층이자 엔진 등이 있는 기관 구역에는 아직 진흙이 남아있다. 이곳은 진흙 분리 작업 중 유골이 발견되기도 해 미수습자 가족 등으로부터 추가 수색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각종 기계·설비가 어지럽게 얽혀있고 철판이 협착돼 좁아 수색 인력이 진입하기에는 큰 위험이 따른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조위도 아직 세월호 기관 구역 등 내부 5% 정도에 진흙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내년 3월 선체를 직립(直立)한 뒤 수색 인력이 안전하게 들어갈 환경이 확보되면 해수부에 추가 수색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수습본부는 현재 불가피하게 수색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내년 3월 전이라도 선조위나 미수습자 가족, 유가족 등의 수색 재개 등 요청이 있으면 이를 최대한 반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선체 수색·정리를 맡은 코리아쌀베지와의 계약이 올해 연말까지여서 아직 1개월이 남은 것을 고려해 계약 조정도 시도할 계획이다.
12월 한 달은 수색을 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남은 계약기간 1개월을 내년 3월 수색을 재개하면 사용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조정,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세월호 침몰해역부터 목포신항에 이르는 해저면 수중수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해수부가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작성한 관련 보고서에는 해당 해저면 약 3㎞를 수색하는 데 수색 기간은 10년, 비용은 2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까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수부는 이런 내용으로 선조위와 미수습자 가족에게 중간보고를 했고, 다음주께 최종보고서를 보고할 예정이다.
선조위와 미수습자 가족들은 추가 수중수색에 너무 큰 비용과 시간이 들어 이를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조위 관계자는 "내년 3월 선체 직립 전까지 선체 외부 찌그러진 부분을 살펴보고, 진입이 가능한 내부 기관실 등에서 세월호 침몰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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