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향우 오스트리아 정계 극우 '학생동맹' 출신 결집
나치 옹호 전력으로 논란…연정 유력 자유당 소속 20명 거론돼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지난달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승리한 우파 국민당과 극우 자유당이 연립정부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극우 '학생동맹'(부르셴샤프트) 출신들이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자유당은 이번 총선에서 전체 183석 중 51석을 얻으며 사회민주당에 불과 1석 차이로 제3당이 됐다. 국민당은 62석을 차지해 11년 만에 제1당이 됐다.
국민당을 이끄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당 대표는 연립정부 파트너였던 사민당 대신 자유당과 먼저 협상에 나섰다.
오스트리아 시민단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에 당선된 자유당 의원 중 20명이 대학생 때 학생동맹에 가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세기에 독일에서 먼저 등장했던 학생동맹은 자유주의적 성향을 띠었지만, 오스트리아에서는 민족주의 성향으로 기울면서 범게르만주의와 나치를 지지하는 단체로 변질했다.
나치가 권력을 잡기 전부터 학생동맹은 '인종적 순수혈통'을 주장하면서 유대인 학생의 가입을 불허했고 때때로 유대인 학생들을 강의실 밖으로 쫓아내기도 했다.
학생동맹은 나치에 의해 해산됐지만, 회원들은 대부분 친나치 성향을 보였고 히틀러 제3 제국에서 활동했다. 학생동맹에 가입하면 회원 자격은 평생 유지된다.
2000년대 초반 선동가였던 외르크하이더가 연정 파동 끝에 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 자유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칠 때도 당에 끝까지 남아 있던 사람들도 학생동맹 출신이었다.
이들은 1987년 히틀러의 심복이었던 루돌프 헤스에게 노벨 평화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유당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대표는 극우 청년단체에 가입했던 경력 때문에 총선 때도 논란이 됐다.
이 당의 볼프강 장가 의원은 2006년 나치즘도 좋은 면이 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오스트리아 주간 프로필은 학생동맹 출신들이 4천여 명 정도 남아 있지만, 이들이 자유당 내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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