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10년 간 해외 이주 3배 증가…'두뇌 유출' 비상등
"청년 실업난 반영"…이민자 유입은 43%↓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가 젊은층의 '두뇌 유출'로 비상이 걸렸다.
이탈리아 통계청(Istat)은 이탈리아를 떠나 타국으로 이주한 사람의 수가 10년 간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발표했다.
Istat에 따르면 지난 해 해외 이주자는 약 15만7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7년의 5만1천명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반면, 타국에서 이탈리아로 유입된 이민자는 2007년 52만7천명에서 지난 해 30만1천명으로 10년 간 43%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해 타국으로 옮긴 사람 가운데 대다수인 8만1천 명은 24세 이상의 성인이었고, 이 가운데 대학졸업자 수는 2만5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 이주자의 수는 전년에 비해 9%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이탈리아를 떠나는 고학력 젊은층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은 대학을 졸업해도 변변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좀처럼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는 청년 실업률이 한때 40%까지 치솟았다.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부터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35%선을 웃돌고 있고, 경제 상황이 더 열악한 남부의 경우 50%를 상회하는 형편이다.
이탈리아 상공회의소 콘핀두스트리아의 루카 파올라치 회장은 최근 이와 관련, "젊은 세대의 해외 이탈이 이탈리아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1%까지 까먹고 있다"며 "위기 상황"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한편, 지난 해 이탈리아인들이 가장 많이 옮겨간 나라는 영국으로 나타났다. 이어 독일, 스위스, 프랑스, 스페인 순이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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