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일가족 살해범'의 아내 구속 기소…존속살인 혐의
남편 송환·조사 후 형량 무거운 강도살인죄 적용 검토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경기 용인에서 일가족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달아난 살해범의 아내가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3부(박세현 부장검사)는 존속살인·살인 등 혐의로 정모(32·여)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남편 김씨가 지난달 21일 자신의 어머니(55)와 이부(異父) 동생(14), 계부(57) 등 3명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검찰 송치 당시 '남편한테 3년 동안 속고 살았다', '죽이고 싶다(했)지, 죽이자 계획한 거 아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자필로 적은 쪽지를 언론에 들어 보이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검찰에서도 "(숨진) 시부모가 재산 상속 문제로 내 딸들을 납치하고 해친다고 남편이 그랬다"며 "그래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지만 남편과 범행을 공모한 것은 아니고 남편이 범행하는 것을 알고만 있었다"며 이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검찰은 그러나 정씨와 남편 김씨가 통화한 내용 등을 토대로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확보한 통신내역에는 "둘 잡았다. 하나 남았다" 등의 대화 내용을 비롯해 정씨와 남편 김씨가 범행 이전과 진행 과정에서 범행을 공모한 정황이 곳곳에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뉴질랜드 당국에 구속된 남편 김씨의 송환이 이뤄지면 김씨에 대한 조사를 통해 존속살인보다 형량이 무거운 강도살인 혐의를 남편 김씨는 물론 정씨에게도 적용할 방침이다.
강도살인은 최고 사형 또는 무기징역, 존속살인은 7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남편 김씨가 범행 후 어머니 계좌에서 돈을 빼낸 사실 등을 종합해보면 경제적 목적이 범행 동기로 확실시되고 이를 정씨 또한 알고 가담했을 가능성이 커 향후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남편 김씨는 범행 당일 어머니 계좌에서 1억2천여만원을 빼낸 뒤 정씨와 2세·7개월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그는 도피 직후 2년 전 뉴질랜드에서 벌인 절도 사건의 용의자로 현지 당국에 체포돼 구속된 뒤 재판을 받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김씨 송환을 위해 뉴질랜드 당국에 김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상태다.
김씨가 뉴질랜드에서 체포되자 정씨는 자녀들과 함께 이달 1일 자진 귀국,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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