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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일만에 침묵 깬 北…'핵무력 완성' 내부 시간표 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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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일만에 침묵 깬 北…'핵무력 완성' 내부 시간표 따랐나

재진입 기술 등 보완 의도 관측…핵무력 완성 선언 빨라질 수도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북한이 29일 새벽 75일간의 침묵을 깨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일 가능성이 큰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은 '핵무력 완성'을 위한 내부 시간표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전히 첨예한 북미 간 입장차 속에 좀처럼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은 가운데 북한이 일정 부분 기술적 보완을 통해 핵무력 완성을 향한 의지를 천명하면서 국제사회의 압박 강화에 대응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북태평양에 날려 보내는 등 '몰아치기 도발'을 하던 북한이 이후 70일 넘게 도발을 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그간 여러 의견이 분분했다.

북한이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등 추가 도발을 위한 기술적 준비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선 나왔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최근까지 미사일 엔진 실험을 수차례 진행했으나 ICBM을 완성하지는 못한 단계"라고 보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옵션을 계속 거론하면서도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북한 역시 국면전환을 염두에 두고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했지만 북한은 결국 다시 도발을 선택했다.

북한이 ICBM급으로 보이는 미사일 발사에 나선 것은 우선 재진입 기술 등 기술적 보완 측면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고도나 비행거리를 볼 때 단순히 테러지원국 재지정이나 다음 달 초 있을 한미공군훈련에 대한 반발이 아니라 계획된 미사일 발사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그동안 북한이 정세관리를 위해서 도발을 자제했다기보다는 기술적인 결함을 보완하기 위한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면서 "연말까지 국가 핵무력을 완성한다는 목표 하에서 시험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좀 더 봐야겠지만 ICBM급 발사가 맞다면 그동안은 기술적인 능력을 최대한 보완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라면서 "북한 입장에서 대화 가능성과 관련한 부분들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강대강의 대결을 선택한 것 아닌가 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언' 시점이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언이 임박했다고 본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전면적인 평화 공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28일 외신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핵무력 완성에 2∼3년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하지만 북한은 예상보다 빠르게 개발을 해오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내년 1년 내에도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내년은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 되는 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통해 기술적 확인 과정을 더 거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오늘 발사한 미사일에 기술적 보완은 있었겠지만 핵무력 완성 선언을 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의 반응을 보면서 좀 더 강한 도발을 하는 등 추가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도발 시점으로 새벽 3시 17분이라는 시간대를 택한 점도 주목된다.

북한은 그동안 5∼7시 정도의 이른 아침 시간대에 주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해왔다.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공격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낮 시간대인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7월 28일에도 밤 11시41분께 화성-14형을 기습 발사한 적이 있다.

김용현 교수는 "미국의 낮 시간대를 겨냥한 측면이 있고 기습적인 능력 과시로 국제사회에 임팩트를 강하게 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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