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親난민 시장 피습…용의자 "난민이 목말라 죽게해"
메르켈 대변인 "총리 충격받아…가족과 다시 만날수 있다는데 안심"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난민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던 독일의 작은 도시 시장이 이에 불만을 품은 시민에 의해 피습을 당했다.
28일(현지시간) dpa 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알테나의 안드레아스 홀슈타인 시장은 전날 케밥 음식점에서 한 남성에게 흉기로 목을 찔렸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 소속인 홀슈타인 시장은 아픈 부인을 위해 저녁을 사가려고 케밥 음식점에 들렀다가 변을 당했다.
베르너 S로 알려진 56세의 남성은 홀슈타인 시장에게 접근해 시장인지 물어본 뒤 "당신은 알테나에 200명의 난민을 들어오게 해 나를 목말라 죽게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30㎝ 길이의 칼을 휘둘렀다.
홀슈타인 시장은 목에 15㎝ 정도의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홀슈타인 시장과 케밥 음식점 주인 등은 몸싸움 끝에 베르너 S를 제압해 경찰에 넘겼다.
경찰 측은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가 범행 동기"라고 말했다.
베르너 S는 정신질환 경력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홀슈타인 시장은 베르너 S에게서 술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다.
알테나는 인구가 1만7천 명 정도로 국가가 배당한 수보다 많은 450명의 난민을 받아들였다.
슈테판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트위터에 "메르켈 총리는 충격을 받았다"라며 "홀슈타인 시장이 다시 가족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안심했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2015년 가을 내전이 한창이던 시리아 등에서 발칸반도를 통해 넘어온 난민에게 국경을 개방해 이후 12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독일에 정착했다.
독일은 난민을 각 지역에 분산해 정착시키는 정책을 취했다.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난민 문제를 주요 이슈로 삼아 지난 9월 총선에서 12.6%를 득표해 제3당으로 부상했다.
옛 동독지역에서 주로 높은 득표를 얻은 AfD는 알테나에서도 12% 정도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최근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이 결렬된 데에도 난민 문제를 놓고 각 당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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