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친박 '사당화' 비판에 "나 욕해서 원내대표 하려는 것"(종합)
"보수혁신 걸림돌은 홍준표" vs "원내대표 경선이 탤런트 경연대회냐"
'친박·비홍-홍준표' 갈등 고조되며 원내대표 경선 조기과열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홍준표 대표와 친박(친박근혜), 비홍(비홍준표) 진영 간의 갈등이 경선 구도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홍 대표가 최근 들어 친박 의원들을 '암 덩어리'에 비유하면서 '친박 때리기'에 나서자 친박·비홍을 자처하는 원내대표 후보들은 28일 '홍준표 사당화'를 언급하며 홍준표 체제에 대한 견제를 공개 선언했다.
특히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이자 비박(비박근혜)계 후보로 거론되는 김성태 의원이 홍 대표 측의 물밑 지원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 나돌면서 친박계는 의도적으로 홍 대표와 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원내대표 후보군 중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한 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내대표 출마의 첫 번째 결의는 홍 대표의 사당화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홍 대표의 언사가 도를 넘은 지 오래됐다. '바퀴벌레'로 시작해 이제는 '암 덩어리', 나아가 '고름'이란 막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립지대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의 혁신, 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홍 대표의 막말"이라며 비홍 진영의 표심을 자극했다.
그러자 홍 대표도 "박근혜 사당화 7년 동안 아무런 말도 못하더니만 홍준표 5개월을 사당화 운운하는 사람들을 보니 참으로 가관"이라며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이 수렁에 빠질 때는 숨어 있다가 수렁에서 건져내니 이제 나타나 원내대표에 출마하면서 당 대표를 욕하면 의원들로부터 표를 얻을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보수를 팔아 선수만 채운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할 사람들이 자기 역량으로 의원 표를 얻을 생각은 하지 않고 당 대표를 공격하거나 당 대표를 팔아 원내대표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일갈했다.
그는 "(원내대표 경선은) 탤런트 경연대회가 아니다. (새 원내대표는) 좌파에 맞서 보수우파를 재건하는데 당 대표를 도와 같이 투쟁해야 할 원내대표"라며 "그 비전을 의원들에게 보여주어야지, 당 대표를 견제하겠다고 내세우는 것은 틀려도 한참 틀렸다. 견제 대상은 내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마포구 소재 카페에서 청년 50여 명과 함께 '청년 아무 말 대잔치'라는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 이름처럼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고민과 걱정부터 시작해 보수우파를 향한 쓴소리까지 홍 대표와 기탄없이 대화를 나누는 자리라고 한국당은 설명했다.
청년들은 홍 대표와 보수우파의 딱딱하고 경직된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국당이 취약한 청년층에 다가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청년이 홍 대표의 이미지를 두고 "대선 때부터 최근에는 너무 공격적이고 물고 늘어지는 하이에나 같은 스타일"이라고 하자, 홍 대표는 "이번 대선은 탄핵 대선으로 몰려 국민의 외면을 받을 때여서 내가 약자의 위치였다"며 "물고 늘어져야 조금이라도 견딘다. 안 그러면 일방적으로 공격받는데 어떻게 선거를 치르겠나"라고 답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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