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시아파 지도자 병세 위중…긴장 고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바레인의 시아파 지도자 아야톨라 셰이크 이사 카심(80)의 병세가 위중해지면서 바레인 정부와 시아파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아야톨라 카심이 위독해지자 지지자들은 병원에 갈 수 있도록 그의 거주지에 대한 경찰의 포위를 풀어달라고 바레인 당국에 요구하면서 27일(현지시간) 다라즈 등 바레인 북부 일대에서 가두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다.
바레인 정부와 법원은 아아톨라 카심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혐의로 지난해 6월 국적을 박탈하고 국외 추방을 명령했다. 바레인 정부는 그가 이란과 연계해 왕정을 전복하려 하는 것으로 의심한다.
그는 바레인 정부가 거세게 탄압하는 최대 시아파 반정부 정파 알웨파크의 정신적 지주다.
바레인 당국은 지난해부터 그가 머무는 고향 디라즈에 경력을 배치, 수차례 체포하려 했지만 시아파 단체들의 방어로 양측이 대치하는 중이다.
그가 체포를 피해 집 안에 머물 수밖에 없어 사실상 가택 연금 상태가 됐다.
인권단체 바레인인권·민주주의연구소(BIRD)는 27일 낸 성명에서 "아야톨라 카심은 고혈압과 당뇨로 병세가 매우 위중하다"면서 "그가 병원을 가려고 집을 나서면 국외 추방되는 탓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바레인 정부는 그에게 응급차를 제공했지만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그가 사망하면 시아파 반정부 세력이 '정부에 의한 타살'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대정부 투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올해 5월에도 그를 체포하려는 경찰과 이를 막으려는 지지자들이 충돌해 민간인 5명이 숨졌다.
바레인은 수니파 왕정이지만 국민의 73%가 시아파로 걸프 지역에서 종파적으로 불안정한 곳이다.
2011년 시아파의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자 바레인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군 투입을 요청해 유혈진압 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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