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도 야근수당 받고 휴가 간다…'표준계약서' 도입
강력범죄자는 택배 기사 못해·택배요금 신고제 도입
국토부, '택배서비스 발전방안' 국무회의 보고…"2022년까지 추진"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택배 기사도 초과근무 수당을 받고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표준계약서가 마련되고, 산재보험 적용 제외 사유가 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로 제한된다.
성범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택배 기사로 일할 수 없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택배서비스 발전방안'을 보고하고, 2022년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택배 기사도 표준계약서 쓴다…산재 적용 확대
먼저 택배 종사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위한 표준계약서가 도입된다.
택배 기사는 법적으로는 개인사업자이지만 업무로 보면 일반 근로자와 비슷하다. 이에 근로 노동자가 누리는 초과근무수당, 휴가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근로조건을 기재한 표준계약서를 마련한다.
택배 기사의 산재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협조해 산재보험 적용 제외 사유를 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로 제한한다.
업무 특성상 불법 주·정차 위험을 안고 일하는 택배 기사들을 배려해 내년부터는 출·퇴근 시간 등 차량흐름에 방해되는 시간대를 피해 택배 주·정차 가능지역을 확대한다.
택배 차량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진입하기 쉽도록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차량 개발도 지원한다.
이른바 '지옥알바'로 불리는 택배 상·하차 작업 공정에 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고된 육체노동으로 근로자가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지원한다.
◇ 강력범은 택배 못해…택배요금은 투명하게
소비자 보호를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고객을 집에서 직접 만나는 택배 업종 특성을 고려해 성범죄 등 재범률이 높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택배 배송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택배서비스 피해 발생 시 본사·대리점·택배 기사가 서로 책임을 떠밀지 못하도록 우선 배상책임은 본사가 지도록 규정을 정비한다. 아울러 표준약관에 규정한 지연배상금 액수도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한다.
택배요금 신고제도 도입된다.
현재 대부분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업체에 2천500원의 택배요금을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택배 회사가 가져가는 요금은 평균 1천730원이다. 택배요금을 투명하게 신고하도록 해 소비자가 알 수 있게 한다.
택배업계와 함께 무인 택배함 설치를 확대하고, 고객 불만이 많은 콜센터 연결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택배 차량 허가 시 콜센터가 잘 갖춰진 업체에 인센티브를 준다.
◇ 택배차량에 '배' 번호판…실버·드론택배 확대
불법 자가용 택배 차량 확산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택배용 차량에 '배' 번호판을 부여하고, 도심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친환경 화물차 도입을 권장한다.
스타트업도 택배업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현재 '10억원 이상'으로 정한 물류 네트워크 사업 최소자본금 규정도 폐지한다.
어르신 일자리 확대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아파트에 사는 고령자들이 3∼4시간 일하며 월 50만∼60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실버 택배'를 적극 지원한다. 이들을 위한 전동카트 보급도 늘린다.
또 산간, 오지 등 차량이 닿기 어려운 곳에는 드론을 활용해 물건을 배송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개발도 적극 지원한다.
국토부는 택배서비스 발전방안 시행을 위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전담팀(TF)을 운영하고,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아울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등 필요한 법은 신속하게 개정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방안을 통해 저렴한 요금, 빠른 배송, 친절 등으로 택배서비스가 발전하고,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는 산업으로 거듭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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