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모기" …美EPA '모기 퇴치용 모기' 자연계 방사 승인
미 벤처사 개발, 세균감염 모기 방사…알 부화 못 하게 해 퇴치
벌·나비 등엔 안전, 모기만 골라 퇴치하는 "생물농약"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미국 정부가 모기 퇴치용 모기의 자연계 방사를 허가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카 바이러스 등을 옮기는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세균을 감염시킨 모기의 자연계 방사를 승인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세균에 감염된 모기는 교미를 하더라도 알이 부화하지 않기 때문에 번식하지 못한다. 이런 모기를 반복해서 자연계에 방사하면 모기를 줄일 수 있다. 살충제가 아니라 "생물농약"을 이용한 새로운 해충 퇴치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모기는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 '모스키토 메이트'(본사 켄터키주)가 개발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미국 전역의 20개 주와 수도 워싱턴에서 5년간 판매가 허가됐다. 과학전문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따르면 모스키토 메이트사는 내년 여름 이후 일반 가정과 골프장, 호텔 등에 대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실험실에서 기른 줄무늬모기에 곤충에 감염되는 세균인 "볼바키아(Wolbachia pipientis)"를 감염시킨 후 사람을 물지 않는 수컷을 골라 자연계에 방사한다. 자연계의 암컷이 이 수컷과 교미해 알을 낳더라도 염색체 이상으로 부화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방사하면 모기 수가 줄어 최종적으로는 퇴치가 가능하다고 한다.
볼바키아는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는다. 벌과 나비 등의 곤충도 함께 죽이는 화학농약에 비해 모기만을 골라 공격할 수 있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키도 메이트사는 켄터키주 등지에서 세균을 감염시킨 모기를 시험적으로 야외에 방사해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아사히는 브라질과 중국에서도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모기를 이용한 같은 모기퇴치방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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