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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눈길서 급제동했다가 차량 '빙그르르'…사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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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눈길서 급제동했다가 차량 '빙그르르'…사고 잇따라

제동거리 9배↑…"차량 회전 반대방향으로 운전대 돌려야"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 눈까지 내리면서 다중 추돌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빙판길이나 눈길에서는 차량을 제어하기 어려운 만큼, 운행 전 대비를 철저히 하고 안전 운전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5시 3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선부고가교 시흥 방향 2차로 도로에서 21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10여 명이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간밤에 내린 눈이 도로에 얼어붙어 차들이 미끄러지면서 연쇄 추돌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22일 오전 8시 28분께 안성시 죽산면 17번 국도 죽산교차로 고가도로 부근에서 차량 9대가 얽힌 추돌사고가 일어나 4명이 다쳤다.

이 사고도 도로 결빙으로 인해 승용차 1대가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으면서 시작됐다.

뒤따르던 차들이 사고차량을 피하려다 곳곳에서 2∼3중 추돌사고를 일으켰다.

같은 날 오전 8시 15분께에는 가평군 설악면 서울양양고속도로 이천 터널에서 차량 13대가 추돌했고, 오전 7시 25분께에는 제2영동고속도로 이포IC 부근을 주행하던 승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운전자가 숨졌다.






사고 원인은 모두 도로에 끼는 살얼음, 즉 '블랙 아이스'로 인한 차량 미끄러짐으로 추정됐다.

이날 경기도에서만 17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로 19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매년 겨울이면 빙판길·눈길 교통사고가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발생한다.

도로교통공단의 최근 3년(2014∼2016년)간 노면 상태별 교통사고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3년간 겨울철(12∼2월)에 발생한 결빙도로·적설도로 교통사고는 각각 3천513건, 1천701건이다.

이로 인해 모두 141명이 숨졌다. 부상자는 집계가 무의미할 정도로 많다.

겨울에는 기온이 낮은 데다 해가 일찍 저무는 탓에 눈이나 빗물이 도로에 얼어붙는 경우가 많다.

지열의 영향을 덜 받는 다리 위, 그늘이 지는 터널 끝 지점과 고가도로 하부 등은 도로 결빙이 잦아 상당히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빙판길에서의 급제동은 차량이 회전하는 스핀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하고, 풋 브레이크보다는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해 속도를 천천히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또 언제 내릴지 모르는 눈에 대비해 스노타이어와 체인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빙판길은 마른 노면에 비해 제동거리가 9배나 길 정도로 위험하다"며 "풋브레이크를 사용해 급제동했다가는 차량이 회전할 수 있으니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이 쭉 미끄러질 때는 운전대를 붙들어 방향을 유지하고, 범퍼로 충돌하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차량이 회전하게 되면 차량 후미, 즉 트렁크 부분이 회전하는 반대방향으로 운전대를 돌려 차량이 최대한 회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ky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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