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주도 이슬람군사동맹 "테러 박멸" 맹세
사우디 왕세자 "극단주의자 테러가 종교 망가뜨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300여명의 사망자를 낸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이슬람 국가들이 테러 격멸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를 비롯한 40개국 이슬람국가 국방장관들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이슬람대테러군사동맹(IMCTC)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사우디 실세로 국방장관을 맡은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개회식에서 "우리는 오늘날 테러리즘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세계 많은 국가, 특히 이슬람 국가에서 테러리즘의 패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테러리즘이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추격할 것"이라며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로 인한 위험이 우리의 관대한 종교가 지닌 명성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모하마드 왕세자는 이집트 테러 사건에 대해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이는 테러리즘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시나이반도 북부 알라우다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총기와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05명이 숨졌고 128명이 다쳤다.
현대 이집트 역사상 최악의 테러로 꼽히고 배후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로 추정된다.
IS는 최근 주요 근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잇따라 패퇴했지만, IS 이집트지부 등 다른 지역에서는 건재한 것으로 관측된다.
테러 박멸을 맹세한 IMCTC는 2015년 12월 사우디 주도로 결성됐다.
이번 회의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 이집트 등 사우디의 전통적인 수니파 우방과 중동 주요국 터키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사우디가 테러 지원을 이유로 단교를 선언한 카타르는 참석하지 않았다. 또 '시아파 벨트'에 속하는 이란과 이라크는 IMCTC에서 배제됐다.
이 때문에 IMCTC 회의를 계기로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을 둘러싼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 보조를 맞춰 이란에 대해 적대적인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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