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원화 강세는 수출 IT주에 부담"
(서울=연합뉴스) 원화 강세가 지속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이후 견고한 지지선이던 1,090원 선마저 하향이탈했다.
원화 강세는 원화 표시 자산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변수로 국내 증시에 대체로 긍정적이다. 주식시장 투자자들에게는 '원화 강세→외국인 순매수 유입→코스피 강세'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의 높은 수출 의존도를 고려할 때 원화 강세가 코스피 상승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원화 강세는 국내 경제, 금융시장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모두 미치기 때문이다.
원화 강세가 코스피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2005∼2007년, 2009∼2011년 코스피가 상승할 당시의 경험 때문이다.
당시 코스피 주도주는 중국 관련 굴뚝주(조선, 철강, 화학)와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으로 달러 약세, 원화 강세의 수혜가 큰 원자재 관련주였다. 글로벌 경기, 수요 회복과 맞물린 원화 강세가 플러스 알파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반면 현재 주도주는 정보기술(IT)이다. 대표적인 수출주로 원화 강세는 부담 요인이다. 외화 표시 상품가격 상승은 수출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고 원화 표시 매출액 하락은 실적 불확실성을 자극할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매매 패턴은 실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현재 코스피 상승 추세에서 실적 민감도는 더 높아졌다. 원화 강세가 심해질 경우 IT 실적 신뢰도가 약해지고 이는 외국인 매물 출회로 이어질 것이다.
원화 강세는 외국인 순매수, 코스피 상승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IT가 주도하는 코스피 상승 국면에서는 원화 약세가 유리하다.
연내 원/달러 환율 1,140원 회복(당사 이코노미스트 전망)이 가시화할 경우 코스피는 IT 주도의 상승 추세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연내 코스피 2,600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올 전망이다.
(작성자: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마켓전략실 팀장, kyoungmin.lee@daishin.com)
※ 이 글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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