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하드 영웅처럼'…IS, 대원모집에 할리우드 영화 활용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이집트 사상 최악의 테러로 건재를 과시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서방국가에서 대원을 모집하는 데 할리우드 영화까지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AP통신에 따르면 시카고대 연구진은 2013년부터 작년까지 IS가 공개한 약 1천400개 영상물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내놓았다.
IS가 서방 출신 대원을 모집하려고 만든 영상물에는 할리우드 영화 '다이하드'의 주연배우 브루스 윌리스와 같은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선전 내용이 들어있다.
다이하드는 국가관이 투철하고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형사가 악당을 무찌르는 액션 영화다.
IS는 인터넷과 영상 등을 활용한 선전에 뛰어난 테러조직으로 평가된다.
서방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려고 친숙한 미국 영화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한 셈이다.
시카고대 연구진은 "IS가 대원을 모집하려고 만든 영상물은 단지 세련된 수준을 넘어선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이 미국에서 IS에 연루된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사람을 분석한 결과, 36%는 기존 이슬람 사회 출신이 아니라 최근 이슬람으로 개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의 83%는 IS의 영상물을 봤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을 이끄는 로버트 페이프 시카고대 교수는 "영웅 이야기를 써먹는 데 IS의 성공은 모방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미국 뉴욕에서 트럭 돌진으로 20명의 사상자를 낸 테러범은 "IS의 영상물 등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제테러 감시단체인 시테(SITE)의 리타 카츠 대표는 IS의 영상물이 영웅을 동경하는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츠 대표는 "IS 선전의 토대는 할리우드식의 영웅에 그치지 않고 종교적 영웅을 약속하는 것"이라며 "종교적 순교에 대한 약속은 누구에게든 강력하다"고 말했다.
IS가 선전에 미국 영화를 많이 참고한다는 연구 결과는 처음이 아니다.
하비에르 레사카 미 조지워싱턴대 언론학부 교수가 2014년 1월부터 2015년 9월까지 IS가 내놓은 845편의 영상물을 분석한 결과, 15% 가량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 영화와 비디오 게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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