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디지털지도 축적변환' 자동수행 AI 기술 첫 개발
대축척→소축척 전환 때 건물·도로 자동삭제…"수백억 절감 효과"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일상생활에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위치나 장소를 찾을 때 자주 활용하는 디지털지도는 한 장의 지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축척이 다른 지도들이 수십 장 합쳐진 것이다.
대축척 지도(축소율이 낮아 표현이 상세한 지도)에는 각종 건물이 어디에 있는지 자세히 표시돼 있다. 범위를 더욱 크게 보기 위해 지도를 소축척으로 변환시킬수록 건물이나 도로 등은 점점 삭제된다.
이처럼 지도가 대축척에서 소축척으로 바뀔 때 어떤 건물이나 도로 등을 지울지는 그동안 사람이 수작업으로 결정해왔지만, 이제는 인공지능(AI)이 이 작업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
26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건설환경공학부 연구팀(유기윤 교수·이재은 연구원)은 대축척 지도를 소축척 지도로 변환할 때 이 같은 수정 작업을 척척 알아서 해주는 AI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디지털지도 수정 작업 과정에서 어떤 건물을 삭제해야 하는지, 어떤 건물들을 하나로 합쳐야 하는지 등을 AI가 판단할 수 있다. 이는 AI가 대축척 지도에서 소축척 지도로 전환된 기존 사례를 학습한 결과물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이 제공하는 '1:1,000'의 동작구·관악구 대축척 지도를 '1:25,000'의 소축척 지도로 전환할 때 이 AI 기술을 적용해보니 정확도가 90%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향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있는 디지털지도의 업그레이드가 용이해질 뿐만 아니라 디지털지도의 수정 비용도 많이 줄어든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실제로 구글·네이버 등 대기업이나 국립지리정보원 등은 이런 수정 작업에 매년 수백억 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이 직접 건물의 면적이나 높이 등을 고려해 대축척 지도에 표기된 건물을 소축척 지도에도 표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등 일일이 수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특허청에 이 AI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건물을 포함한 도로까지 AI가 스스로 수정할 수 있도록 추가로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디지털지도 분야 세계적인 저널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지오-인포메이션'(International Journal of Geo-Information)에 지난달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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