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슐츠, 30일 회동…혼란의 獨정국 향배 결정될듯(종합)
사민 내 反대연정 정서속 소수정부론 여전…전대서 최종입장 나올듯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대표가 내주 초 회동하기로 함에 따라, 연립정부 협상 결렬 이후 혼란에 빠진 독일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민당이 격론 끝에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제1당인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의 대연정 협상을 배제하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이번 회동은 대연정 협상을 타진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정 협상 결렬 이후 중재자로 나선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측은 24일(현지시간)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초청으로 메르켈 총리와 호르스트 제호퍼 기사당 대표, 슐츠 대표가 오는 30일께 회동하기로 했다며 밝혔다고 일간 디 벨트가가 전했다.
현재 메르켈 3기 내각에서 대연정에 참여 중인 사민당은 지난 9월 총선 참패 이후 제1야당의 길을 선언했으나, 연정 협상 결렬 이후 새로운 연정 협상의 파트너로 압박이 가중돼왔다.
사민당마저 연정 참여를 거부하면 독일 현대 정치에서 가보지 않은 길인 재선거나 기민·기사 연합의 소수 정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전날 슐츠 대표와 만나 대연정 협상 참여를 요청했다.
이어 사민당은 심야까지 8시간에 걸친 지도부 회의를 열어 논의한 끝에 대연정 협상과 관련한 논의를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
사민당의 후베르투스 하일 사무총장은 회의 결과에 대해 "사민당은 대통령에 의해 초대되는 어떤 대화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슐츠 대표는 당사에서 "사민당은 독일과 유럽에 대한 책임을 알고 있다"면서 "국가의 위기는 아니지만 독일은 복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같은 당의 말루 드라이어 라인란트팔트주(州) 총리는 "대화를 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대연정을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민당이 대연정으로 기운 듯한 행보를 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소수 정부를 선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사민당의 대연정 협상 참여 문제는 내달 7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사실상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슐츠 대표도 지지자들에게 결정을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총선 이후 사민당 지지자들은 대연정 연장에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사민당의 청년당원 조직인 '유소스'의 요하나 위커만 위원장은 이날 300여명의 유소스 대표자들 앞에서 "제2의 대연정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며 "대연정은 우리가 사민당에 남긴 마지막 진심의 관의 못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사민당의 태도 변화에 대해 기민당 측은 즉각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기민당의 율리아 클뤼크너 부대표는 "사민당이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다른 선택은 국민을 놀라고 화내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스턴 파트너십 정상회의'에 참석한 메르켈 총리는 이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은 채 현재 정부 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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