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명 사망 호텔 눈사태는 인재"…伊검찰, 책임자 23명 기소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1월 이탈리아 중부 산악 지대에서 발생한 눈사태가 고급 호텔을 덮치며 호텔 투숙객 등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과 관련, 호텔이 위치한 지자체의 전현직 책임자를 포함한 23명이 공식 수사선상에 올랐다.
24일 일 메사제로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검찰은 대규모 희생자를 낸 당시 사고가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전 페스카라 현감 프란체스코 프로볼로, 파린돌라 시장 일라리오 라케타 등 공직자를 포함한 23명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당국은 이 호텔이 눈사태 위험성을 간과한 채 건축됐다는 판단 아래, 관계자들을 불러 인허가와 건설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또, 투숙객들의 구조 요청에 대한 구조 당국의 대응이 적절히 이뤄졌는지, 지진 발생 후 투숙객들을 신속히 대피하게끔 조치하지 않은 호텔 측의 잘못은 없는지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수사 결과 책임이 드러난 사람은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아브루초 주 파린돌라 인근의 '리고피아노' 호텔은 지난 1월 18일, 연속 강진으로 유발된 눈사태에 무너지며 투숙객과 직원 등 총 29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 사고 당시 어린이 4명을 포함한 9명은 잔햇더미 아래 갇혀 있다가 매몰 이틀 여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한편, 이 지역 산악 감시대장으로 일하던 귀도 콘티는 최근 "눈사태로 희생된 사람들이 양심을 무겁게 짓누른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당시 눈사태로 인한 비극이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