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수백 명 23일째 농성 호주 역외 난민시설에 경찰 투입
파푸아뉴기니 내 370명 퇴거 거부…호주 "경찰 작전 진행중"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파푸아뉴기니의 호주 역외 난민시설에서 떠나기를 거부하는 난민과 망명희망자 수백 명을 상대로 현지 당국의 퇴거작전이 시작됐다.
이들은 이 시설이 지난달 말 공식 폐쇄되면서 음식과 식수, 전기 등이 모두 차단됐으나, 인근에 있는 대체 시설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3일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파푸아뉴기니 당국은 23일 오전 마누스 섬의 시설 내 수용민들을 퇴거시키기 위해 경찰과 이민부 직원들을 투입했다고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이 시설에는 폐쇄 당시만 해도 약 600명이 남아 있었으나 일부가 점차 대체 시설로 옮겨가면서 진입 당시에는 약 370명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설에 4년 이상 갇혀 있는 이란 출신 베흐루즈 부차니는 트윗을 통해 경찰이 1시간 안에 떠나라고 요구했다며 "그들은 매우 공격적으로, 우리 물건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등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파푸아뉴기니 경찰 당국은 진입 이후 수용민 49명이 자발적으로 시설을 나왔다고 전했다. 또 일부는 체포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호주 이민부의 피터 더튼 장관은 마누스 섬 난민시설에서 경찰의 작전이 진행 중이라며 호주 정부는 그들이 자발적으로 떠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유엔과 국제인권단체의 강력한 비난에도 선상난민을 자국 땅으로 들이지 않겠다는 정책을 굳게 고수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이웃 뉴질랜드가 이들 수용민 중 150명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으나 밀항업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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