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고속철 비리 책임자들 항소심도 실형…"이렇게 오염됐나"
시행·시공사, 설계·감리업체 간부 징역 1년6개월∼4년 선고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국책사업인 수서발 고속철도(SRT) 공사비리와 관련해 기소된 시행사와 시공사, 설계·감리업체 책임자들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2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배임수재,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시공사 두산건설의 현장소장 함모(56)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시행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부장 박모(49)씨는 1심과 같은 징역 4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또 하도급 업체 부사장 김모(48)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벌금 5억원이, 감리업체 전 이사 이모(57)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심리하며 '도대체 공사현장이 이렇게 오염이 됐는가'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수없이 많은 접대와 상납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토목 현장인지 모두 이런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발주처는 뇌물을 받고 1차 도급업체는 하도급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는 식으로 범행이 이뤄졌다"며 "각 피고인의 행위에 대한 책임 범위 내에서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함씨 등은 2015년 1∼10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둔전동 일대 SRT 건설공사 제2공구에서 저진동·저소음 공법(슈퍼웨지)을 사용해 굴착하겠다는 철도시설공단과의 계약을 어기고 공사비 168억원을 타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하도급·감리·설계 업체 임직원들과 짜고 슈퍼웨지 공법 대신 비용이 적게 드는 화약발파 공법으로 굴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 등 철도시설공단 일부 직원은 함씨 등으로부터 현금과 차량, 술값 대납 등 금전적 이익을 받아 챙긴 혐의가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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