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양자생물학'의 세계
신간 '생명, 경계에 서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북유럽에 서식하는 유럽울새는 겨울이 되면 기후가 더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했다 다시 원서식지로 돌아온다. 몸길이가 12∼14cm 정도인 이 작은 새가 해마다 3천200km 정도를 이동하면서 길을 잃지 않는 비결은 지구의 자기장이다.
울새는 자기력선과 지표면이 이루는 경사의 각도를 측정하는 '경사나침반'과 같은 방식으로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해 이동한다.
울새의 몸에서 작동하는 생물학적 경사나침반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물리학의 영역인 양자역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신간 '생명, 경계에 서다'는 이처럼 생명현상을 이해하는데 양자역학의 개념을 가져온 '양자생물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학문 분야를 소개하는 책이다. 양자역학을 연구하는 이론물리학자 짐 알칼릴리와 분자유전학자인 존조 맥패든이 물리학과 생물학, 생화학을 접목시켜 20여년간 연구한 내용을 소개한다.
책은 어떤 물체가 동시에 두 장소에 존재하고, 분명히 통과할 수 없는 장벽을 통과하기도 하며,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물체와 연결을 유지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양자역학이 광합성 작용과 효소의 작용, 후각 등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보여주며 생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지만 점점 더 많은 과학자가 생명현상에서 양자역학의 역할이 시시하지 않고 정말 중요하다고 주장한다"면서 "이 분야는 일상적인 생물학 현상에서 양자역학의 역할이 발견되었다는 흥분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문학 서적을 주로 내온 글항아리 출판사에서 새로 만든 과학전문 브랜드 '글항아리 사이언스'의 첫 책이다.
글항아리 사이언스는 "독자의 사고지평을 깊숙하게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과학의 고전과 최신 이론들을 소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옮김. 448쪽. 2만2천원.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