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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서 지진 지우고 시험 봐야죠"…행동요령 설명 때 긴장 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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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서 지진 지우고 시험 봐야죠"…행동요령 설명 때 긴장 역력

예비소집 수험생 안정 되찾으려 서로 격려…대체 시험장 확인 발길 이어져




(포항=연합뉴스) 이승형 손대성 최수호 기자 = "수능일인 내일 지진이 없기만을 바랍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이 열린 22일 포항제철고등학교 체육관. 예비소집이 시작되기 전 수험생은 삼삼오오 모여 평소처럼 이야기를 나누거나 장난을 치며 웃음꽃을 피웠으나 교육이 시작되자 이내 잠잠해졌다.

부정행위 안내에 이어 지진 단계별 행동요령 설명 때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부 수험생은 설명하는 교사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이며 '혹시 지진이 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 여학생은 "무서워서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예비소집이 오늘로 끝이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홍진우 군은 "생각지도 못한 지진이 닥쳐 당황했는데 지금도 여진이 이어져 겁나기는 마찬가지다"고 좀처럼 마음을 놓지 못했다.

박지영 양은 "그동안 여진도 많이 오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고 시험을 잘 쳐야죠"라며 웃으며 안정을 되찾으려 애썼다.

포항여고 예비소집에 나온 신지원 양은 "지난 1주일간 인근 도서관에서 공부했지만, 불안한 마음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며 "계속 지진이 발생하면 내일 제대로 시험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수험생들은 불안과 걱정, 긴장을 털어버리려 애썼다.

포항고에서 만난 이윤성 군은 "1주일 동안 마음을 다잡았다"며 "지진 걱정 안 하고 시험에만 집중할 생각이다"고 했다.

권은성 군도 "여진이 올까 봐 작은 진동에도 걱정되지만, 최대한 열심히 하려 한다"고 말했다.

포항고에서는 한 교사가 학생에게 안내문을 나눠주며 가벼운 농담을 했고 수험생들은 교감이 주의사항을 읽기 위해 연단에 나오자 환호하는 등 긴장을 푸는 모습이었다.

포항고에는 현역 병사 1명이 예비소집에 응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교사들은 제자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혼자 판단해 시험장을 빠져나오면 무효가 되므로 절대 시험장을 벗어나지 말고 감독관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지진으로 파손이 심한 포항고 대체 시험장으로 지정된 포항제철중학교에는 이날 바뀐 시험장을 확인하려는 수험생과 부모 발걸음이 이어졌다.

재수생인 임모 군은 "새 고사장을 확인하기 위해 와봤는데 여전히 지진이 올까 겁나는 게 사실이지만 머리에서 지진 생각을 지우고 시험을 보겠다"고 다짐했다.

학부모는 자녀보다 더욱 마음을 졸였다.

포항고를 찾은 한 어머니는 "떨리거나 불안하지는 않다"면서도 "1주일 전에 예비소집에 같이 왔는데 오늘도 다시 따라왔다"고 심란해 했다.

포항제철중을 아들과 함께 찾은 한 학부모는 "원래대로 포항고에서 시험을 봤으면 집에서 차로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데 여기까지 오려면 넉넉하게 1시간은 잡아야 할 것 같다"며 아들 시험장을 응시한 채 한참 눈을 떼지 못했다.

한 수험생은 "포항지역 학생이 다른 지역 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조금 불리하다고 느낀다"며 "가산점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har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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