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위기 부추기는 日…'北이 미사일 공격' 가정 첫 훈련(종합)
북한의 계획적 미사일 공격에 '무력 공격사태' 발생 상정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22일 북한으로부터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미사일 공격을 받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첫 실시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나가사키(長崎)현은 이날 현내 시마바라(島原)반도에 '무력공격사태'가 발생한 상황을 상정해 훈련을 펼쳤다.
무력공격사태는 타국으로부터 무력공격을 받거나 무력공격이 발생할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를 뜻한다. 안전보장관련법에 따라 총리가 각의 결정과 국회 승인을 거쳐 자위대의 출동을 명할 수 있다.
그동안 일본 국내에서 북한의 미사일 낙하에 대비한 훈련이 실시된 적은 여러번 있지만, 무력공격사태를 상정해 본격적으로 훈련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의 훈련이 주민들이 스스로 대피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날 훈련은 경찰·소방·자위대·지방자치단체가 출동해 주민 보호에 나서는 것이 핵심이었다.
훈련은 시마바라 반도의 해안과 매립지에 북한의 미사일 2발이 떨어져 5명의 중·경상자가 나온 상황을 상정해 실시됐다. 관계기관과 주민 등 230명이 참석했다.
나가사키현 청사에서 긴급사태 속보전달 시스템 '전국 순간 경보시스템'(J Alert)의 경보가 울리며 미사일 발사 사실을 전달되자 현의 지위자가 '관계기관에 신속히 전달하라'며 미사일 낙하 사실을 관계 기관과 주민들에게 전파했다.
이어 자위대, 나가사키 해상보안본부, 나가사키현 관계자들이 모여 피해 상황을 수집하는 등 도상(지도상) 훈련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자위대가 출동해 미사일 낙하지역 주변의 유해물질 오염 여부를 조사하고 주민들을 피난시키는 훈련도 진행됐다.
미사일 모형과 조립식 건물을 사용해 자위대가 독극물을 탐지하고 오염 제거 작업과 부상자 구조 활동을 벌였다.
이번 훈련은 지난 7월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지나친 공포 조장이라는 주민들의 반발과 호우 피해로 연기됐었다.
나가사키의 원폭피해자 단체 등은 "훈련이 북한 정세와 관련한 위기를 부채질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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