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 받지 않겠다" 국내 첫 합법적 존엄사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연명의료 거부 의사를 밝힌 환자 중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3일 연명의료결정 시범사업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나온 합법적 존엄사 사례다.
22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연명의료결정 시범사업 의료기관에 입원한 환자 1명이 최근 병세가 악화하면서 자연사했다.
이 환자는 평소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본인 스스로 가족과 의료진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복지부와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들은 해당 환자의 구체적인 신상정보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연명의료란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시도하는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액투석·항암제투여 등 4가지 의료행위를 뜻한다.
복지부가 지난달 23일부터 시작한 시범사업에는 강원대병원·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고려대 구로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세브란스병원·영남대의료원·울산대병원·제주대병원·충남대병원(가나다순) 등 전국 10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실제 환자들의 참여율은 아직 저조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환자는 10명 미만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다. 이 경우 본인이 직접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각당복지재단·대한웰다잉협회·세브란스병원·충남대병원 등 신청기관을 방문해야만 작성할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내년 2월까지 시범사업 기간이 예정돼 있지만, 전문 상담인력 부족 및 관련 시스템 미비로 연명의료 제도가 정착하려면 상당 기간이 소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A 대학병원 교수는 "연명의료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기본적인 개념을 소개하는데도 실제 진료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는 "나중에 환자 사망 책임 소재를 두고 의료진과 보호자 간 마찰이 있을 수 있다"며 "시범사업 기간에 법률을 잘 정비해 제도 시행 후 혼선이 없도록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 정부는 생명윤리 예산을 늘려 본격적인 대국민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환자들의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연명의료 시범사업 진행 현황을 일일이 공개할 수는 없다"며 "이달 말 공식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의 시범사업 성과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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