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탁기 세이프가드'에 베트남과 WTO 공동제소 검토(종합)
TRQ 120만대, 작년 수출물량의 절반도 안돼…피해 최소화 방안 모색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정부와 국내 세탁기 업계는 22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발표한 수입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에 따른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미(對美) 아웃리치(접촉)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미국 정부와 정치권 주요 인사를 설득하고 세이프가드 시행 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강성천 통상차관보 주재로 외교부 수입규제대책반과 삼성전자, LG전자와 대책회의를 했다.
산업부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 핵심인사에 대한 아웃리치를 통해 세이프가드에 대한 반대입장을 전달하고 세이프가드가 불가피한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는 안이 채택되도록 정부 입장을 지속해서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과 LG도 미국 현지공장을 건설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주(州)의 주지사와 의회 관계자를 접촉해 우리 입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 시행을 결정하면 국제규범 위반 여부를 확인한 후 베트남 등 이해 관계국과 공조해 WTO 제소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삼성과 LG는 미국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을 베트남 공장에서 수출한다.
대책회의에서는 TRQ 물량이 삼성과 LG가 미국에 수출하는 전체 물량의 절반도 안 되는 등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ITC 권고안은 저율관세할당(TRQ)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이 물량을 넘어 수입되는 세탁기에 첫해 50% 관세를 부과한다.
120만대에 대해서도 무역위원 4명 중 2명이 20%의 관세를 부과하라고 권고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삼성과 LG는 작년 약 300만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이번 권고안에서 한국산 세탁기는 제외됐지만, 한국에서 수출하는 물량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300만대의 절반 이상이 50% 관세 대상이 될 전망이다.
산업부와 업계는 할당 내 물량에 대해서도 20% 관세를 부과하는 안으로 결정될 경우 우리 기업의 대미(對美) 수출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ITC는 만장일치로 세탁기 부품에도 저율관세할당을 5만개로 설정하고 이 물량을 넘어 수입되는 부품에 첫해 50% 관세를 부과하라고 권고했다.
삼성과 LG는 현지공장 운영에 필요한 부품 조달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부품은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ITC는 다음 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권고안을 제출한다.
ITC의 공식 조사 절차는 이것으로 끝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 시행 여부와 어떤 조치를 할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산업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내년 2월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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