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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J 재판관직 첫 상실에 英 충격…"추락한 국제위상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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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J 재판관직 첫 상실에 英 충격…"추락한 국제위상 반영"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유엔 사법기관인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관을 잃은 영국에서 추락한 국제사회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비판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임기 9년의 재판관 15명으로 구성된 ICJ는 3년 마다 재판관 5명을 다시 선출하는데 지난 20일 결선 투표에서 재선을 바랐던 영국인 재판관 크리스토퍼 그린우드가 고배를 마셨다.

재판관 자리 5개에 애초 5명의 후보가 나섰지만 전 유엔주재 레바논 대사가 뒤늦게 합류하면서 경쟁 구도로 변했다.

전 레바논 대사가 아시아 몫으로 여겨진 재판관에 선출될 조짐이 보이자 역시 재선 도전에 나선 인도인 재판관 달비리 반다리 후보가 유럽 몫 자리로 눈을 돌리면서 영국인 재판관 그린우드와 맞붙는 형국이 됐다.

재판관으로 선출되려면 15개국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193개국인 유엔총회 양쪽 모두에서 과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지난 16일 다른 4명의 재판관이 이미 선출된 가운데 영국인 재판관과 인도인 재판관을 놓고 20일 결선이 치러졌다.

영국인 그린우드 후보는 안보리의 지지를, 인도인 반다리 후보는 유엔총회의 지지를 각각 받고 있었는데 거듭된 결선 투표에서 안보리가 반다리 후보 지지로 돌아서면서 영국은 패배의 쓴맛을 봤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재판관이 없는 ICJ는 1946년 ICJ 설립 이래 처음이다.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은 "영국인 ICJ 재판관 상실은 국제 정치 무대에서 굴욕"이라고 표현하고 "포스트-브렉시트 영국의 국제무대 위상에 타격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평했다.

BBC 방송도 "ICJ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영국의 위상에 엄청난 함의를 지닌다"고 평가하면서 "영국 정부가 포스트-브렉시트 비전으로 '글로벌 영국'을 내세우고 있지만, 문제는 이 비전이 정책적 실체로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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