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교육감선거 앞두고 광주 진보교육계 분화
진보인사 40여명 모임 결성 "새로운 진보후보 추대"
새 교사노조 결성 움직임도 활발…지방선거 영향 '주목'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전교조를 중심으로 2기에 걸쳐 교육감을 배출한 광주 시민사회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분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전교조 활동의 핵심역할을 했던 교사가 새로운 교사노조를 결성하는가 하면, 광주 각계 진보인사들이 현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체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내년 지방선거에 새로운 후보를 추대하기로 해 선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새로운 광주 진보교육을 위한 시민모임'은 20일 '2018 광주 진보교육 거듭나기 시민선언' 자료를 내고 "광주의 진보교육은 길을 잃었으며, 광주 교육자치의 새 변화를 위해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모임에는 광주의 교육·노동·시민사회·정당 등 각계 인사 4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7년의 진보교육을 돌아보면 실패한 진보이며 그 자체가 혁신의 대상이다"며 "학생 인권·학교 민주주의·민주시민 교육의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고 교육개혁도 관료주의적 전시행정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광주교육의 협치(거버넌스) 왜곡·혁신학교와 학교 혁신의 무기력·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한 교육공동체 등을 현 광주 진보교육이 길을 잃은 이유로 꼽았다.
이들은 이달 말께 첫 토론회를 시작으로 모두 4차례의 토론회 '광주교육 시민광장'을 열어 새로운 진보교육의 나아갈 길을 논의하기로 했다.
토론회에서는 교육청 혁신·교육 거버넌스·광주교육과 노동문제·학생자치의 학교운영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서 현 장휘국 교육감의 3선을 막고 진정한 진보교육을 실현할 후보를 물색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교육을 바로 세우자는 취지에 맞는 후보를 지원하거나 자체적으로 시민후보를 내세우는 방안 등을 폭넓게 토론한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현재의 광주교육이 3기까지 맡게 되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 각계 진보인사들이 지난 6월부터 모여 진보교육 실천을 위한 방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광주에서 전교조의 조합 운영에 반발한 교사들도 새로운 교사 노동조합 결성을 선언했다.
전교조 광주지부에서 정책실장과 사무처장을 지낸 박삼원(50) 광주 정광고 교사는 최근 전교조를 탈퇴하고 새로운 노조 결성을 추진 중이다.
박 교사는 "이달 중 가칭 '광주교사노조' 창립총회를 열고 임원을 구성해 올해 안에 노조 설립 신고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노조 설립에 뜻을 같이하는 현직 교사가 100여 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모임과 새로운 교사노조가 '혁신의 대상'으로 꼽은 목표는 장휘국 교육감 체제의 광주시교육청이다.
장 교육감을 당선시킨 전교조를 중심으로 한 광주 일부 교육사회단체들은 2010년과 2014년 선거에서 뭉쳐 승리했다.
당선 이후에는 광주교육 시책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광주 진보교육계가 이처럼 여러 갈래로 분화함에 따라 내년 교육감선거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세 번째 출마를 고민 중인 장휘국 교육감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비슷한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선거에서 각을 세우며 끝까지 싸울지 아니면 지난 선거처럼 손을 잡게 될 것인지도 관심이 쏠린다.
또 사실상 진보·보수 구분이 무의미한 광주교육계에서 이들에 대한 '반 전교조 진영'의 대응이 어떻게 선거에서 나타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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