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채취용' 사육곰, 배설물 속 방치…정부 책임져야"
녹색연합 성명…"사육곰 652마리 방치…예산 지원 안돼"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녹색연합은 20일 "웅담 채취용 사육곰 652마리가 배설물에 둘러싸인 채 턱없이 부족한 사료로 연명하고 있다"며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에서 "사육곰 산업 종식을 위한 사육곰 중성화 수술이 올해 3월 완료됐지만, 농가는 사육곰 관리를 위한 2차 예산을 환경부가 지원하지 않는다고 호소하고 있고, 환경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웅담 채취는 정부가 한때 농가 수익사업으로 권장한 사업이다. 1981년 산림청이 조수보호법에 따라 농가에서 곰을 사육할 수 있게끔 곰 수입을 허용했다.
관련법이 야생 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로 바뀐 현재도 10년 이상 된 곰에 대해 웅담 채취를 위한 도축이 허용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환경부는 2015년에 태어난 마지막 개체를 도축 연한인 10년이 지나 모두 도축하면 사육곰 사업이 종식된다고 하지만 웅담 수요가 거의 없어 지금도 도축 연한이 넘은 10년 이상의 곰이 전체 개체의 75%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녹색연합은 "환경부와 사육 농가가 주판알만 튕기는 사이 곰들은 좁은 철창에서 굶주림과 싸우며 미쳐가고 있다"면서 "자연상태에서 곰의 행동반경은 최소 15∼20㎢인데, 이 곰들은 비좁고 비위생적인 공간에서 계속 살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멸종위기종인 곰을 도살하는 사업을 권장해놓고 한쪽에서는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에 수백억 원을 쏟아 부었다"면서 "사육곰의 인도적 관리는 정부 책임인 만큼 사육환경 개선과 고통 절감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는 "멸종위기종 보호나 동물 복지 측면에서 비판의 소지가 있어 이 사업을 끝내고자 정부가 마리당 420만 원가량을 지원해 중성화 작업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애초 사업을 진행할 때 먹이나 관리 측면까지 지원해주기로 한 게 아니었다"면서 "이는 수익을 내는 농가에서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s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