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성상세포, 치매와 관련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뇌를 구성하고 있는 3가지 주요 세포 중 하나인 성상세포(星狀細胞: astrocyte)가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성상세포는 뇌의 신경세포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돕는 별 모양의 지지세포(support cell)로 뇌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고 철분과 수소이온 농도(pH)를 조절하고 뇌세포의 신호전달 통로인 시냅스(synapse) 형성에 관여한다. 한마디로 뇌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세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이 성상세포가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뇌의 염증을 촉진하고 특히 신경세포의 신호전달과 에너지 생산을 약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핀란드 동부대학 신경생물학 연구실의 민나 옥사넨 박사는 가족성 알츠하이머 치매(familial Alzheimer's Disease) 환자의 피부세포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성상세포로 분화시켜 살펴본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옥사넨 박사는 먼저 가족성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정상인의 피부 섬유 모세포를 iPS로 환원시킨 다음 iPS를 다시 신경세포와 성상세포로 분화시켜 시험관에서 비교 관찰했다. 이는 섬유 모세포 소유자의 유전적 요소를 그대로 지니고 있는 뇌세포들이다.
그 결과 우선 치매 환자의 성상세포는 정상인의 성상세포와는 달리 프레세닐린 1(presenilin 1) 유전자가 변이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치매 환자의 성상세포는 치매를 유발하는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를 훨씬 많이 만든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치매 환자의 성상세포는 이 밖에도 정상인의 성상세포보다 염증을 일으키는 단백질 사이토카인을 많이 만들고 에너지 대사도 비정상이어서 유해산소인 활성산소가 많이 만들어지고 신경세포의 중요한 에너지 기질인 유산 생산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사넨 박사 연구팀은 치매 환자의 성상세포, 신경세포를 정상인의 성상세포, 신경세포와 함께 배양해 봤다. 그 결과 치매 환자의 성상세포가 정상인의 성상세포에 비해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활동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치매 환자의 성상세포가 치매 특유의 병리학적 변화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옥사넨 박사는 설명했다.
성상세포는 치매 초기 단계에서 신경세포의 기능을 퇴화시키는 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밝혔다.
이는 최소한 가족성 알츠하이머 치매에 관한 한 성상세포의 비정상 기능과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옥사넨 박사는 지적했다.
이 새로운 사실은 치매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결과는 '줄기세포 리포트'(Stem Cell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