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션 클럽' 투자자들, 조직범죄·마약밀매 연루"
장녀 이방카가 파나마 프로젝트 주도…호텔 이름 빌려줘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파나마의 호텔·타워인 '트럼프 오션 클럽' 투자자들이 마약밀매·조직범죄에 연계된 것으로 드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때아닌 구설에 휘말리게 됐다.
이 건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부동산 회사인 '트럼프 그룹'이 직접 소유하거나 개발한 곳은 아니지만,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가 지난 2006년 주도한 프로젝트에 따라 분양 촉진 등을 위해 이름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현지 사업 파트너들과 제휴를 하면서 '트럼프'라는 건물명을 사용하게 됐다.
미 NBC방송과 로이터는 공동 탐사취재를 통해 17일(현지시간) 이러한 의혹을 보도했다.
이방카 트럼프의 현지 사업 파트너였던 브라질 부동산 판매업자 알렉산드리 벤투라는 NBC방송 및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일가와 트럼프 그룹 관계자들은 내가 '어둠'의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도 "아무도 내게 투자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벤투라는 현재 자금세탁 혐의 등으로 수배가 내려진 상태로, 수배자 신분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NBC방송과 로이터는 "트럼프 일가와 트럼프 그룹이 불법에 직접 연루되거나 조직범죄와 연계된 투자자들의 배경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투자자들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것 자체가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파나마가 '부패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미국법상 '범행 방조죄'에 해당할 수 있는 만큼, 법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인 셈이다.
벤투라에 따르면 이방카 트럼프는 당시 건물 안 콘도 100채를 분양하는 데 성공하면 벤투라를 이 프로젝트의 대표적 판매업자 리스트에 올려주겠다고 약속했고, 실제 100채 분양을 성사시킨 벤투라는 이방카 트럼프와 함께 홍보 비디오 영상에 등장하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사진도 찍었다.
그러나 상당수의 콘도는 마약 거래 조직을 위한 자금세탁 및 사금융 사기 혐의로 현재 미국 감옥에 수감돼 있는 콜롬비아 사업가 다비드 무르시아 구스만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콘도는 중복 분양돼 구입자들 사이에 분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그룹은 "트럼프 그룹은 건물 소유나 개발, 판매자가 아니다"며 "이 프로텍트에서 제한적 역할만 했기 때문에 중개업자들의 판매 등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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