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블랙 아테나의 반론·평전 박헌영
러시아 문화의 풍경들·미완의 제국 가야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블랙 아테나의 반론 = 마틴 버낼 지음. 오흥식 옮김.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인 아테네의 수호신 '아테나'가 본래는 피부색이 검은 이집트 여신이었다는 '블랙 아테나' 설에 대한 학계의 공격을 반박한 책.
영국 출신의 인문학자인 저자는 '블랙 아테나'라는 책을 통해 고대 그리스 신화를 역사로 인식하는 견해를 부정하면서 이집트 문명이 지중해 문화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즉 고대 그리스를 유럽 문명의 뿌리로 보는 전통적인 관념을 거부한 것이다.
이에 대해 많은 학자가 반론을 펴자 저자가 내놓은 답변이 책에 집약돼 있다. 저자는 "'블랙 아테나'의 목적은 유럽의 문화적 오만을 줄이는 것"이라며 서남아시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소나무. 704쪽. 3만원.
▲ 평전 박헌영 = 박종성 지음.
공산주의 혁명을 꿈꾼 인물인 박헌영(1900∼1955)의 삶을 출생부터 죽음까지 다뤘다.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박헌영은 3·1 운동 이후 중국 상하이로 거처를 옮겨 공산당에 가입했다. 1921년 모스크바로 건너갔다가 이듬해 귀국해 공산당 조직 결성을 추진했고, 광복 전까지 공산주의 운동을 펼쳤다.
남한에 세력을 형성했던 그는 해방 이후 북한 부수상에 취임했고 한국전쟁에도 북한군의 일원으로 참전했으나 남로당계가 숙청당하면서 처형됐다.
저자는 "박헌영을 극찬과 혹평 사이에서 건져내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그는 삶의 대가를 '빨갱이'로 치러야 할 얄궂음 앞에 서럽도록 억울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인간사랑. 526쪽. 2만9천원.
▲ 러시아 문화의 풍경들 = 김상현 지음.
한반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지만,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는 나라인 러시아의 정체성을 김상현 성균관대 러시아어문학과 교수가 분석했다.
그는 푸시킨의 '예브게니 오네긴'과 투르게네프의 '사냥꾼의 수기'를 바탕으로 러시아인의 의식주, 다양한 풍습과 전통, 종교 등을 소개한다.
특히 19세기까지 농노제 아래서 착취를 당한 농민들이 헌신적이고 순박하며 진솔한 일상을 살았다는 사실을 부각한다. 러시아 농민들은 역사적으로 극적인 전환 없이 전통을 지켜왔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아울러 농민 여성들이 고대 형상과 연관된 모티프를 차용한 옷을 입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민중의 의복에도 러시아 고유의 정체성이 남아 있었다고 설명한다.
성균관대출판부. 464쪽. 3만원.
▲ 미완의 제국 가야 = 서동인 지음.
역사 연구가인 저자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관심이 커진 가야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했다.
그는 가야는 고구려, 백제와는 달리 구성원 대부분이 고조선 유민이었고, 3세기 중반 이전까지 경남 함안과 김해 일대에는 '변진'이 존재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가야가 5세기에 고구려와 신라를 대상으로 대규모 전쟁을 벌여 패배한 뒤 여러 지역 세력으로 나뉘었다고 분석한다.
부산 복천동 고분군, 창녕 송현동 고분군의 발굴조사 결과에 대한 이야기도 실었다. '영원한 제국 가야'라는 책도 함께 나왔다.
주류성. 472·460쪽. 각권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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