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나 이승우 "대표팀 승선은 간절한 꿈…기회 오리라 믿어"
"출전 시간 적지만 조급하지 않아…팀내 주전경쟁 이겨낼 것"
(베로나=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의 간절한 꿈이었습니다. 내년에 월드컵 등 굵직한 대회가 많은데, 베로나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갖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기회는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이승우(19·엘라스 베로나)가 대표팀 승선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또, 현재 소속 팀에서 출전 기간이 많지 않지만 조급해 하지 않고 주전 경쟁에서 이겨낼 것이라는 각오도 밝혔다.
이승우가 15일 베로나 구단을 상대로 한국농수산식품공사가 연 한식 홍보 행사에서 국내 언론으로는 연합뉴스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하고, 대표팀 선발에 대한 바람과 이탈리아에서의 생활 등을 이야기했다.
유소년 시절 7년을 머문 정든 둥지 FC바르셀로나B에서 지난 9월 이적한 이승우는 올 시즌 베로나의 12경기 중 4경기에 교체 출전, 도합 약 1시간 10분가량 그라운드를 밟는 데 그치고 있다.
소속 팀 베로나는 현재까지 득점이 8골에 그치는 공격력 부재를 드러내며 리그 전체 20개 팀 가운데 19위로 처졌다.
이승우는 기대만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데에 대한 불만이 없냐는 질문에 "당연히 처음부터 주전 자리 꿰차고 들어가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조급해하지 않고 평소처럼 해오던 대로 훈련하면서 경험 많은 선수들과 주전 경쟁에서 이겨낼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베로나로 이적할 때 이렇게 적게 뛸 거라고 예상했나. 경기에 출전할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하고 있는데.
▲ 당연히 처음부터 주전 자리 꿰차고 들어가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조급해하지 않고 평소처럼 해오던 대로 훈련하면서 경험많은 선수들과의 주전경쟁을 이겨내려 한다. 경쟁에서 살아 남아서 갈수록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합을 뛰고 안 뛰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게 우선이다.
-- 그동안 유소년, 청소년 대표팀에서는 태극 마크를 달고 맹활약했지만, 아직 내년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에는 뽑히지 못했다. 대표팀 선발에 대한 기대는.
▲ 대한민국 대표팀 태극 마크 달고 뛰는 게 어린 시절부터의 간절한 꿈이었다. 내년에는 월드컵도 있고, 굵직한 대회가 많다. 베로나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갖고, 경기장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기회는 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
-- 최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초반의 부진에서 벗어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대표팀의 성적이 좋으면 현재 대표팀에 속한 선수 이외의 멤버들이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 드는 것이 아닐까.
▲ 대표팀이 잘하면 당연히 기분이 좋다. 대표팀이 잘해야 해외 축구계에서도 한국 축구를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또, 나 스스로도 잘 하는 동료들 속에서 경쟁해야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이탈리아가 6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탈락했는데, 팀 분위기에 영향은 없나.
▲ 다들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이탈리아가 없는 월드컵은 상상하지 못했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고 리그가 강한 곳이기 때문에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월드컵 탈락으로)특별히 팀의 훈련 등에 지장은 없다.
-- 이탈리아에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바르샤에 있을 때와 다른 점은.
▲ 이탈리아가 스페인과 문화와 언어가 비슷해서인지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 이곳 동료들과 구단 관계자들도 다행히 잘 챙겨주고, 잘 대해준다. 사람들이 다 친절하고 좋아 이탈리아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유소년 팀에 비해서는 베로나가 성인 팀이라 훈련 강도가 더 센 듯 하다.
-- 팀 동료 중에서는 누구와 특히 친한가.
▲ 주장인 잠피에로 파치니는 국가 대표도 지내고, 경험이 워낙 두터운 선수라 조언을 많이 해준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코 수쿨리니와는 말이 잘 통해 친하게 지낸다.
-- 경기에 투입할 때 감독이 어떤 점을 주로 주문하는가.
▲ 평소처럼 자신감 있게 하라고 말씀해주신다. 감독님으로부터 전술 등에서 다양한 점을 배우고 있다.
-- 소속팀이 리그 최하위권이라 팀 분위기가 무거울 것 같다.
▲ 시즌은 길다.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여기도 좋은 선수들이 많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차차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 이탈리아 리그는 수비가 거칠기로 유명한 곳인데, 체구가 큰 편이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위축될 수도 있을 것 같다.
▲ 신체 조건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아직 어리기 때문에 앞으로 조금은 보완이 되리라 생각한다. 피지컬을 내세울 순 없지만 나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경기장 안에서 그걸 살린다면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 유소년 때부터 '한국의 메시'로 워낙 관심을 받은 터라 고국의 팬들도 기대가 큰 것 같다.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 엘라스 베로나 경기를 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항상 감사드린다. 더 좋은 모습으로 경기장에서 뵙도록 하겠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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