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 청문회 출석 "대선 당시 '트럼프-푸틴 회동' 반대했다"
'회의 내용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러시아 내통 의혹은 부인
'클린턴 수사 검토' 재확인…"대통령이 수사에 부적절한 영향줘선 안돼"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은 지난해 3월 조지 파파도풀러스 전 트럼프 대선 외교고문이 당시 트럼프 후보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남을 제안한 것을 자신이 강력히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세션스 법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하원 법사위의 '러시아 스캔들' 청문회에 출석해 "파파도풀러스의 제안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파파도풀러스 전 고문은 작년 3월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세션스 장관 주재 대선캠프 회의에서 트럼프 후보와 푸틴 대통령의 만남을 추진할 수 있다고 공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션스 장관은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좌장 역할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말 로버트 뮬러 특검이 파파도풀러스를 기소하는 과정에서 밝혀졌으나, 세션스 장관은 회의에 대해 "아무런 기억이 없다"고 말해왔다.
세션스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도 "당시 회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은 없다"면서도 트럼프-푸틴 회동 추진을 자신이 중단시켰다는 다소 모순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언론의 보도를 보기 전까지는 당시 회의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했고, 지금도 상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했다.
세션스 장관은 그러나 "언론 보도 이후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봤다. 나는 파파도풀러스에게 '당신은 러시아 정부나 다른 어떤 외국 정부에 대해서도 캠프를 대표할 자격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했었다"고 말했다.
세션스 장관은 지난 1월 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러시아 인사와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으나 추후 거짓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그는 이날도 민주당 의원들이 '위증' 주장을 펴자 "나는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서 모든 질문에 답변했다"면서 "내가 위증을 했다는 주장이야말로 거짓이며 수용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세션스 장관은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그러나 '클린턴 수사'에 대한 특검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추정만으로는 특검을 임명할 충분한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로 궁지에 몰리자, 대선 경쟁자였던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재직시절 미국 우라늄 생산의 약 20%를 러시아에 넘기는 대신 클린턴재단에 후원금을 기부받았다며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해왔다.
세션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클린턴 수사' 요구와 관련해 "대통령은 수사에 부적절한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법무부를 정적 보복에 이용하는 것을 잘못된 것"이라는 원칙적인 답변을 했다.
또 "(대통령으로부터) 부적절한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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