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서방 대북창구 되나…"외교장관, 북한 방문 가능성"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교장관이 미국측의 요청으로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15일 미국 측이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열린 필리핀 마닐라에서 전날 피터스 장관에게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곧 있을 어떤 움직임과 관련해 '상당히 중요한' 브리핑을 했다며 그가 조만간 서방측의 대북 연락 창구 역할을 맡아 북한을 방문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피터스 장관은 지난달 말 외교장관에 취임한 직후 북한 문제에 언급, '아주 희망이 없는 경우’는 아니라며 뉴질랜드가 비록 작지만, 상황이 돌아가는 걸 잘 아는 나라로서 그 지역을 잘 이해하고 기여할 필요가 있다는 뉴질랜드 역할론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이 지난 2007년 헬렌 클라크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 때 외교장관으로 평양을 방문해 북한 측과 접촉해본 경험이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살리고 싶다는 개인적인 희망도 강력하게 피력했다.
언론들은 바로 그런 점을 거론하며 피터스 장관이 재신더 아던 총리와 미국의 초청으로 다시 북한을 방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 매체는 그러면서 뉴질랜드가 알려지지 않은 '지역 구상'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베일에 가려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과 관련해 백악관에서 곧 '중대한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언론들은 밝혔다.
언론들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마닐라에서 피터스 장관에게 브리핑한 것과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중대 성명을 곧 발표하겠다는 글을 올렸다며 피터스 장관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베트남에 이어 지난 일주일 사이에 틸러슨 장관과 두 차례 만났다고 밝혔다.
피터스 장관은 "틸러슨 장관이 전화했다. 그는 뉴질랜드가 어떤 일에 개입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며칠 안에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터스 장관은 이를 아던 총리에게도 보고했으나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아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어떤 트위터 내용의 성격에 대해 예단하는 건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피터스 장관은 사안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관련된 것이지만 자신과 아던 총리가 자세하게 얘기를 듣기 전에는 그게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가 내게 만나자는 요청을 해왔지만 만남의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며 "그것은 이 지역과 관련된 것이고 구체적인 조치는 앞으로 나올 것"이라고만 밝혔다.
언론들은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이 하게 될 발표는 북한의 교역이나 위협에 관한 것일 수 있다며 아던 총리는 군사적 행동을 제외한 모든 대북 행동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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